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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외국스타 모시기 "속 빈 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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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외국스타 모시기 "속 빈 강정"

입력
2003.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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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내한은 지난 며칠 간 뜨거운 화제가 됐다. 단지 앨범 홍보를 위한 방문이었지만 각 방송사는 9시 뉴스에까지 그의 모습을 내보냈고 각종 연예관련 프로그램에서도 그의 내한 소식은 첫 머리를 장식했다.그가 "내년에 한국에서꼭 공연을 하고 싶다"고 밝힘에 따라 팬들의 관심은 공연 성사 여부에 쏠려있다. 하지만 국내 기획사들은 "글쎄, 과연 가능할까?"하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어마어마한 개런티 때문이다. 그의 몸값은 1회 공연만도 50만 달러(한화 약 6억5,000만원)를 넘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6월 방한한 머라이어 캐리는 기본 개런티 35만 달러와 관객 수에 따른 러닝 개런티를 받았고 린킨 파크, 마릴린 맨슨 등도 35만 달러 수준의 개런티를 받는 등 팝 스타들을 무대에 단 한 번 세우는 데도 엄청난 비용이 든다. 더욱이 이런 공연으로 기획사가 흑자를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올해 린킨 파크, 에이브릴 라빈, 머라이어 캐리 외에는 대부분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해외 스타 모시기에 기획사들은 크게 공을 들인다. 언젠가 '대박'이 터지리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문제는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해외 스타를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스타들의 몸값만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과도한 경쟁으로 공연이 무산되기도 한다. 이달로 예정됐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공연은 국내에서만 7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 입찰금은 20만 달러, 25만 달러, 30만 달러로 올라가다가 결국 10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액수를 적어낸 업체에 낙찰됐다. 하지만 이 업체는 제대로 선금을 지불하지 못해 결국 공연이 무산됐다.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잘 나가는 해외 가수가 우리나라를 찾는 일은 드물었다. 비싼 개런티를 감당할 수 없었고, 전문 공연장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창 때를 지난 가수들만 드문드문 한국을 찾았다. 그 때와 비교할 때, 내로라 하는 해외 가수들이 잇따라 국내무대에 서고 있는 것은 우리 음악시장이 그만큼 풍성해졌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반갑다. 하지만 지나치게 공을 들여 한국을 '쉽게 돈 벌 수 있는 나라'쯤으로 알릴 필요는 없지 않을까.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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