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한·알제리 정상회담을 가진 뒤 잇따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11일에는 '알제리 대통령이 한국의 이라크 파병을 지지했다'는 잘못된 외신의 보도로 인해 외교 마찰까지 거론되는 소동이 벌어졌다.AFP 통신은 이날 새벽 "알제리 외무부가 10일 압델아지즈 부테플리카(사진) 알제리 대통령이 한국의 이라크 파병 방침을 지지했다는 주장은 순전히 창작이며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부 방송과 신문은 청와대가 오해 소지가 있는 브리핑을 해 양국간에 마찰이 빚어졌다고 보도하며 청와대를 비판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파악 결과 문제의 발단은 9일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AFP의 오역에서 시작됐다. 당시 청와대측은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 방침을 설명했고,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전적으로 이해한다'고 답변했다"고 발표했다. AFP는 이를 타전하면서 기사 원문에는 '전적으로 이해한다(full understanding)'고 직역했으나 제목은 '알제리가 이라크 파병을 지지했다(back)'고 달았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보도를 접한 알제리 현지 신문은 "알제리 정부가 한국의 이라크 파병 함정에 빠졌다"며 격앙된 분위기로 부테플리카 대통령을 비판했다. 알제리 외무부는 이에 대해 "(현지 신문의 보도가) 순전히 창작"이라고 부인을 했지만, AFP는 이 발표마저 '한국 정부 브리핑에 대한 반박'이라고 해석하며 문제를 키웠다.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전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외교적 수사이며 양국간 조율을 거쳐 발표한 것"이라며 "한국 AFP 지사장도 반기문 외교보좌관에게 표현을 잘못했다는 점을 시인했다"고 설명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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