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씨가 11일 "작년 대선 때 썬앤문 그룹으로부터 받은 1억원을 민주당 관계자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하면서 돈 전달 경위 및 관련자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여권 주변에선 노무현 후보의 오른팔 격인 이씨가 대선 당시 '노 캠프'에서 기획업무를 담당했던 점으로 미뤄 직접 민주당에 돈을 전달했을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 선대위의 재정 상황과 돈의 흐름 등을 잘 아는 제3자를 통해 돈을 전달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다.
이씨는 당초 주변에 "선대위 총무본부장이었던 이상수 의원에게 특별당비로 전달했다"고 했으나, 이날은 "결과적으로 당에 돈이 들어갔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 의원도 이날 "이씨에게서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의원은 "대선 때 이씨를 만난 적이 없다"며 "썬앤문 그룹도 이번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대선 당시 중앙당 후원금과 노 후보가 일부 지원해준 돈으로 대선을 치른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노 후보 지원금에 대해선 노코멘트"라며 입을 닫았다. 그는 "당시 노 캠프의 자금 전달 창구는 주로 안희정씨였다"고 덧붙였다.
당시 선대위 총무본부의 한 핵심 관계자도 "노 캠프의 총무 일을 맡았던 안희정씨가 가끔 특별당비를 가져와 이상수 본부장에게 건넨 것으로 안다"고 말해 안씨가 자금 전달 통로였음을 밝혔다. 이것은 결국 노 후보가 선대위에 직접 특별당비를 전달하지 않았더라도 측근인 안씨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했을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어 향후 노 후보의 인지 여부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씨가 받은 정치자금이 1억원 뿐인지도 의문이다. 이씨의 측근은 이날 "이씨가 썬앤문그룹 문병욱 회장을 노 후보의 고교 후배로만 알고 돈을 받았다"며 "후보단일화 이전에는 돈이 없어 쩔쩔 맸으나, 11월 말 후보단일화 이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돈이 쏟아져왔다"고 말했다. 이는 "이씨가 후보단일화를 전후로 문씨 외에 여러 경로를 통해 최소 수억여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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