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의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남이섬. 메타세콰이어 숲 사잇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좀 이상하다. 다가가 보니 그들은 중국 관광객이었다. “여기가 ‘겨울연가’를 찍은 곳이야”, “배용준과 최지우의 사랑은 정말 아름다웠어”라고 말하며, 그들은 주연배우가 거닌 길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기념품을 산다. 중국 관광객이 얼마나 많이 방문하는지 안내 방송과 안내문에는 중국어가 빠지지 않는다. 멈추지 않는 한류 열풍의 한 현장이었다.‘별은 내 가슴에’‘여명의 눈동자’ ‘사랑이 뭐길래’ ‘의가형제’ ‘그대 그리고 나’ ‘가을동화’ ‘겨울연가’ ‘올인’ ‘호텔리어’ ‘보고 또 보고’ 등 우리 안방극장에서 히트한 드라마는 거의 다 중국 안방극장으로 수출되고 있다. 어디 그 뿐이랴, 차인표 안재욱 이태란 채림 김희선 같은 인기 연예인은 중국 드라마나 광고에 직접 출연해 최고의 대접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출연한 드라마는 어떠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ABO ‘아파트’(원제 백령공주ㆍ白領公寓, 토ㆍ일 오전 9시)는 한류 열풍을 만들어낸 스타 중 한 사람인 안재욱이 출연해 중국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다.
상하이 현대 무용단에 들어가기 위해 상하이에 온 임비아와 예천(안재욱)은 아파트 입주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같은 아파트에서 위험한 동거를 시작한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의 꿈과는 달리 무용단 시험에 모두 떨어지며 임비아는 삼류 예술학교 강사로, 예천은 벤처 기업가로 변신하는데, 이후 일상 생활에서 좌충우돌 펼쳐지는 이들의 사랑 이야기가 재미있다. 안재욱의 연기는 한국에서나 중국에서나 멋있다. 그런데 안재욱의 말이 이상하다. 안재욱이 중국어를 못하는 탓도 있겠지만, 중국에선 사투리 때문에 상당수 드라마가 성우 더빙을 씌운다고 하니, 더빙 드라마를 보는 맛도 새롭다.
우리 드라마가 중국에서 인기 있는 만큼 우리에게 중국 드라마도 그리 낯선 것은 아니다. ‘포청천’을 비롯해 ‘황제의 딸’ ‘노방유희’ ‘꽃보다 남자’ ‘안개비 연가’ 등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오TV ‘프리티 걸’(일 오후 3시)은 오늘을 살아가는 중국 젊은이들의 트렌디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2003년 대만 최고 인기 트렌디 드라마 중 하나로, 단짝인 세 명의 여자 주인공의 삶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의 일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대만의 인기 가수인 F4와 함께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쓰이난(施易男), ‘꽃보다 남자’에 출연한 예안팅(葉安)이 주인공이며 세밀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1998년 그룹 H.O.T의 음반이 중국에서 발매되면서 불붙기 시작한 한류 열풍. 아직 식지 않는 한류 열풍의 불꽃을 계속 살리려면 아무래도 언어가 문제가 아닐까.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CCTV4 ‘Learn to speak Chinese’(금ㆍ토 오후 5시15분)를 통해 본토 발음으로 중국어를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드넓은 중국 땅이 우리의 안방 시장이 되는 날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공희정·스카이라이프 홍보팀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