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들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힘을 쏟겠습니다."10일 대한약사회 33대 회장에 선출된 원희목(49)씨는 "의약분업과정에서 약사들의 자존심이 많이 훼손됐다"며 "국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약사상을 정립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상 처음으로 직선제로 치러진 약사회 회장선거에서 전체 선거인 2만3,953명중 유효투표의 57%를 차지한 원 회장은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약사회 선거가 치열할 때 의사협회 내에서 '우리 협회에서 원 후보 지지성명을 내 낙선시켜야 한다'는 농담이 나왔을 정도로 상당한 지략가로 알려져 있다.
치열한 이권다툼이 빚어진 2000년 의약분업과정에서 이해단체 간 조정이 쉽지 않을 때 약사회 의약분업 실행위원직을 맡고 있던 원 회장의 노력으로 그나마 성사가 가능했다는 평이다. 선거과정에서 경쟁자로부터 '복지부 2중대'라는 악의적 비판을 받을 만큼 현실적이고 유연한 성격을 갖고 있어 약사회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의사협회와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원 회장은 "약사들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쓰지 않아 남게 된 약국 내 재고약 처리"라며 "약사들의 생존권 보장차원에서도 약품의 소량포장생산과 대체조제 활성화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 회장은 의사협회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약사들에게 주어진 권한은 조제와 투약이 유일한데 최근 의사협회는 '의사가 조제를 위임했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합리적 대화와 논쟁이라면 몰라도 이런 인식이라면 대화도 투쟁의 가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원 회장은 서울대 약대 출신으로 서울 약사회 부회장, 대한약사회 부회장, 대한마약학회 부회장을 지냈으며 내년 3월 약사회장으로 공식 취임, 3년 동안 약사회를 이끌게 된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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