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산업은 21세기 국가경제를 떠받칠 주요한 산업분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구차원의 환경문제 대두과 삶의 질을 추구하는 생활패턴으로 환경산업 수요가 급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경산업에 대한 각국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이 분야를 둘러싼 각국의 경쟁 역시 치열하다. 우리나라는 최근 환경기업들의 활발한 해외진출이 이뤄지면서 환경산업분야의 경쟁기반을 착실히 다지고 있으나 아직 선진국에 비하면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세계의 환경산업시장
환경산업에는 수처리 대기관리 등 환경설비업부터 풍력 조력 태양력 등 대체 에너지 개발사업, 공기청정기 생수개발 등 환경자원 이용산업까지 다양한 분야가 포괄된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환경시장 규모는 5,180억 달러이고, 향후 매년 5% 이상씩 성장해 2010년에는 8,635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된다.
세계 환경시장은 현재 미국(39.86%) 일본(18.46%) 독일(11%) 등 3개국이 70%를 점유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시장점유율이 1.2∼1.8%에 그치고 있다.
환경산업시장도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이 가장 큰 규모이지만 최근에는 이들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
대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중남미 국가들은 경제발전에 따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주요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에는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아시아는 16%, 중남미는 10%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올림픽 특수가 예상되는 중국시장. 중국은 대기오염 규제방식을 농도규제에서 총량규제로 바꾸는 등 1990년대 후반부터 환경관련법규를 급속히 강화하고 있다.
베이징(北京) 대기질 개선과 보하이(渤海)만의 해양수질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33211 프로젝트' 등 환경관련 대규모 프로젝트도 다수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세계 최대의 환경시장으로 떠오르게 된다.
중국 환경보호총국에 따르면 중국의 환경시장은 연평균 19.8%씩 성장해 2010년에는 2,800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 환경산업의 현황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에 진출한 환경업체는 106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8개보다 무려 36%나 증가했다. 진출국 중 중국이 59%, 동남아가 14.2%이다. 중국의 경우 지역별로 진출분야가 확연히 구분된다. 시멘트 공장이 많은 지린(吉林)성의 경우에는 탈황시설업체가, 건설붐이 일고 있는 베이징은 건설폐기물 업체의 진출이 활발하다.
그러나 국내 환경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산적한 과제가 많다. 우선 환경기업 대다수가 영세한 중소업체여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환경기업 중 종업원 50명 이하의 소규모 환경사업체가 전체의 86.7%를 차지했고 대기업은 2.8%에 불과했다. 대부분 연매출액이 20억원 미만인 중소업체들은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도 선발주자인 선진국의 다국적 기업들과 경쟁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산업환경협회의 노구해 사무국장은 "우리의 경우 초기에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진출하다가 이익이 적어 상당수 철수했다"며 "최근 다시 하수처리 소각장 등에 우리 대기업이 참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기술력이 있으나 자본력이 없는 중소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환경산업이 분야별로 불균형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여과집진기 전기집진기 등 오염의 사후처리 기술은 선진국 수준이지만 생명공학(BT)과 나노공학(NT) 등에 결합된 사전오염 예방기술 등 미래형 기술은 선진국의 20%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이 때문에 현상황을 방치하면 자칫 환경기술이 선진국에 예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추장민 전 베이징대 환경과학센터 연구원은 "단순히 환경투자만 확대해서는 환경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지만 각종 환경관련 공사를 도시개발사업권과 연계하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가령 중소환경기업은 축적된 기술로 대기업이 발주한 프로젝트에서 개발이익을 얻고 대기업은 도시개발에 참여해 실제적인 투자이윤을 빼내는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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