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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들 초라한 우승컵/한국, 동아시아대회 日과 0-0 무승부 10명과 싸우고도 "아우들 恨" 못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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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들 초라한 우승컵/한국, 동아시아대회 日과 0-0 무승부 10명과 싸우고도 "아우들 恨" 못풀어

입력
2003.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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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탈함과 분노만 남은 90분이었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0일 일본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회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일본과의 풀리그 최종전에서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하는 졸전 끝에 0―0,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로써 한국은 2승1무로 일본과 동률을 이뤘으나 다득점에서 1점 앞서 쑥스러운 우승컵을 차지했다.우승컵을 안긴 했지만 아우들보다 못한 형들이었다. 아우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서 오늘만은 질 수 없다는 각오로 나선 한국은 전반 중반 오쿠보의 퇴장으로 칼자루를 손에 쥐었으나 제대로 한번 휘둘러 보지도 못하고 돌아섰다. 고질적인 골결정력 부재, 어이 없는 패스미스 등 지난해 월드컵 4강팀이라고 하기에는 현주소가 너무 초라했다.

김대의―김도훈―안정환으로 이어지는 스리톱을 앞세운 한국은 초반 일본의 기세에 주춤거렸으나 김두현의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10분 산토스의 프리킥을 최진철이 걷어내려다 자책골로 연결될 뻔 한 한국은 17분 일본의 스트라이커 오쿠보가 할리우드 액션으로 두 번째 경고를 받으며 퇴장 당해 주도권을 쥐는 듯 했다.

하지만 한국은 우왕좌왕하며 수적 우위를 효과적으로 풀어가지 못했다. 37분 안정환이 아크 부근에서 왼발 슛을 날렸으나 오른쪽 골대를 살짝 빗나간 것이 유일한 찬스였다. 오히려 미드필드진에서의 안이한 패스미스와 부정확한 코너킥으로 공격의 흐름이 끊기기 일쑤였다. 반면 오쿠보 퇴장이후 구보를 원톱으로 세운 일본은 수비에 치중하면서 역습을 노려 간간이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브라질 출신 산토스의 왼발에서 나오는 프리킥과 스루패스는 위협적이었다.

한국은 후반 중반 이후 일본의 짧은 패스를 앞세운 조직력에 농락당하며 여러 차례 실점위기를 맞았다. 13분 최원권의 프리킥을 최진철이 헤딩으로 연결하는 찬스를 놓친 한국은 21분 모토야마의 왼발슛을 이운재가 가까스로 막아냈고, 2분 뒤에는 구보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고 간신히 골라인에서 걷어내는 가슴 철렁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반면 한국은 안정환이 문전앞에서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었으나 슛 타이밍을 놓치거나 질질 끄는 플레이로 일관하다 끝내 골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코엘류 감독은 당초의 목표대로 우승컵을 안긴 했지만 신뢰를 얻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중국이 홍콩을 3―1로 꺾고 1승2패로 3위를 차지했다.

차경복 성남감독은 "수적 우위에도 상대를 교란하기에는 공격루트가 너무 단조로웠다"며 "미드필드에서의 압박이 부족했으며 스리백 수비라인이 너무 처져 있어 쉽게 찬스를 허용했다"고 지적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 코엘류 한국 감독

우선 아주 힘든 경기였다. 일본은 좋은 팀이다. 전반에는 양팀 다 빠른 경기를 펼쳤다. 찬스는 전반에 우리가 더 많았다. 후반 일본이 총공세로 나와 밀렸다. 고전한 이유는 우선 10명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 11명을 상대로 싸우는 것보다 어려울 수 있고, 체력면에서 일본 선수들이 우리 보다 한 수 위였기 때문이다. 우리 선수들은 피로가 누적된 상태였다.

내용보다는 우승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 오늘결과를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 지코 일본 감독

접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상대가 한국이라는 점이 아주 힘들었다. 오쿠보의 퇴장으로 더 힘들어졌다. 수적 열세에도 선수들이 조직력을 끝까지 유지하며 최선을 다해줬다. 한국의 날카로운 공격을 잘 막았고 역습작전이 주효했다.

심판이 페널티지역에서 넘어진 선수에게 옐로 카드를 준 것은 불만이다. FIFA에 제소하겠다. 오쿠보의 첫 번째 옐로카드는 인정하지만 두 번째 옐로카드는 납득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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