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 사이트는 그것이 없었으면 그저 개인 단위로 나뉘어져 있을 경험을 한 자리에 모아줌으로써, 기억 깊은 곳에 묻혀 지내던 것들, 그리고 책 속에 담겨 있는 줄은 알면서도 번거로운 작업 때문에 찾아보기를 포기했을 정보를 상기시켜주고 또 손쉽게 끄집어내준다. 그리고 네티즌의 의견과 반응을 덧붙일 수 있게 함으로써 사회적 소통의 장이 됨과 아울러 세상 인심을 확인하게도 해 준다.포털 사이트들은 저마다 한쪽 편에 뉴스 면을 두고 있는데, 각 신문의 기사를 분류하고 선별해 한 자리에 모아놓은 것이다. 포털 사이트가 가지는 장점은 이런 신문 기사를 전달할 때도 잘 구현되고 있다. 즉, 포털 사이트 뉴스 면은 신문 간 비교 읽기와 점진적 읽기에 제격이다.
물론 각 신문사마다 인터넷 판을 운용하고 있어서 조금만 성의가 있는 독자라면 신문 사이의 비교 읽기를 시도할 수도 있다. 그런데 포털 사이트에서는 여러 신문의 기사를 한 곳에 모아두었기 때문에 같은 이슈에 대해 신문의 논조를 비교해 가며 읽기 편하다.
또 신문 제호에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사태의 추이에 따라 신문을 옮아가며 더 새로운 기사를 찾아가는 점진적 읽기도 가능하다. 가령 '창, 현금 150억 든 트럭째 받아'라는 프레시안의 9일자 오후 8시 기사 옆에서 '네티즌 격앙, 그 트럭만 줘도'라는 오마이뉴스의 10일자 오후 6시 기사를 곧바로 읽을 수 있는 식이다.
이렇게 관련 기사를 한 자리에 모아놓게 되면, 신문 제호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일반 독자들의 논조의 편식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또 기사마다 그 밑에 포털사이트 이용자의 의견(속칭 리플)이 붙는데, 이 또한 각 신문의 인터넷 판에 달리는 독자 의견이 일정한 정치적 편향성을 갖고 있는 데 비해 훨씬 다양한 색채를 띤다. 그래서 '어머니 시신과 장기간 동거한 중학생' 기사나, '장애인 학생을 급우 등이 성추행'(도깨비뉴스 12월4일) 기사에 대한 독자의 첫 반응이 1차적 분노의 표출이었지만 다시 담임 선생님의 노력과 관련된 사실이 알려지고 가해자라고 여겨졌던 급우들을 변호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독자의 의견도 균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치적 편향성이 덜한 이런 포털 사이트 뉴스 면의 게시판을 통해 우리는 세상 인심의 단순·과격함을 보기도 하지만, 사려 깊음과 자정 능력이 공존한다는 사실도 확인하게 된다.
하지만 종이 신문과 비교하여 포털 사이트의 기사모음이 꼭 장점만 갖는 것은 아니다. 기존 신문이 다수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진 못할지라도 사회적으로 중요한 기사의 가치를 높게 친다면, 포털 사이트 뉴스 면의 헤드라인을 살펴보면 대중적 흥미가 보다 중요한 기사 가치 판단 기준임을 알 수 있다.
웹 공간에서 귀여니의 성대 입학 논란 등 유명한 사람과 관련한 기사가 가치 있게 다뤄지는 일이야 당연한 것이지만 노동이나 정부 정책 등에 비해 정치적 갈등,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요지경 세상만사 등의 범주에 해당하는 기사가 높은 가치를 부여받는 점은 일종의 센세이셔널리즘이다.
대중의 흥미와 호기심을 뒤따라 다니기만 할 것인가, 아니면 대중의 잠재력을 소통하는 장이 될 것인가 하는 인터넷의 음지와 양지는 포털 사이트 뉴스 면에 대해서도 꼭 들어맞는 평가 잣대가 된다.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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