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와 함께 글로벌 유동성 장세를 이끌었던 또 하나의 축인 미국의 저금리 정책이 막바지에 이른 것일까. 9일(현지시간) 열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인플레이션 위험과 디스인플레이션 위험이 같아졌다"는 언급 한 마디에 미국을 비롯한 각국 증시가 9일부터 10일까지 동반 하락세를 연출했다.인플레에 대한 FRB의 언급이 경기침체 속의 물가하락(디플레) 우려에 따라 지난해 11월 이래 1년여간 지속돼온 미국의 저금리 정책의 수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글로벌 유동성 장세 지속에 대한 회의감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동결 불구 저금리 수정 가능성
FOMC는 이날 1%인 현행 연방기금금리(FFR)를 동결하면서 발표문을 통해 '저금리를 기조로 하는 현재의 정책기조를 앞으로도 '상당 기간(considerable period)' 유지하겠다'는 표현을 담았다. 이는 '금리인상이 내년 3월까지로 앞당겨질 것'이라는 일부의 조기 금리 인상설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FOMC는 그동안 디플레 우려에 주목했던 것과 달리, 인플레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함으로써 최소한 저금리정책이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시사하는 이중적 메시지를 던졌다.
시장은 이 점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에 따라 9일 뉴욕 나스닥지수는 전날 보다 40.53 포인트(2.08%) 급락했고, 10일 일본 닛케이지수(2.22%)와 대만 가권지수(0.96%) 등의 급락세 속에서 국내 종합주가지수도 한 때 12 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등 출렁거렸다.
경기회복 강하면 금리인상 극복될 듯
그러나 당장은 'FOMC 후유증'이 일시적인 쇼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선 사상 최저 수준인 현재의 미국 금리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유지될 것이고, 금리 인상에 앞서 경기회복 모멘텀이 시장을 이끌 것이라는 낙관론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이 5일 조사한데 따르면 뉴욕의 22개 국채전문딜러들 중 내년 상반기 금리인상을 점치는 기관은 7개에 불과한 반면, 15개 기관은 하반기 이후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10일 일본, 대만 증시의 급락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장 후반 들어 급반등하는 이례적 흐름을 보인 것도 글로벌 유동성 장세 지속에 대한 회의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LG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원은 "10일 국내 증시의 급반등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지만, 12월 4분기 실적전망과 새 경제지표가 나올 때 쯤이면 시장의 방향성을 잡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