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중동을 오가며 개인무역을 하는 김경훈(40) 사장은 출장 때마다 3개의 휴대폰을 준비한다. 미국과 한국에서는 800㎒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휴대폰을 쓰지만, 중동에서는 900㎒ 유럽식(GSM) 폰을, 유럽에서는 1,800㎒ GSM 폰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조만간 이런 불편은 없어질 전망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로 다른 이동통신방식과 주파수에 구애 받지 않고 단말기 하나로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글로벌 휴대폰을 삼성전자가 개발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최근 미국 퀄컴이 개발한 '다중통신칩셋'(트라이모드칩)을 이용해 CDMA, GSM, GPRS 등의 이동통신기술을 모두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800·850·900·1800·1900㎒ 등 다양한 대역의 주파수를 수신할 수 있는 전파수신장치(RF모듈)를 연결해 총 15가지의 이동통신 표준을 지원할 수 있다. 이는 전세계 이동통신의 90%를 커버하는 능력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미 '월드폰'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유럽의 보다폰과 텔레포니카, 중국 차이나유니콤 등이 월드폰으로 세계 어디서나 터지는 로밍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해외 비즈니스가 폭증하는 최근 추세에 비추어 월드폰 서비스는 대단히 유망한 틈새시장"이라며 "제품만 출시되면 관련 서비스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세계적으로 희소한 1,800㎒ CDMA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해외 로밍시 단말기를 반드시 교체해야 했던 KTF, LG텔레콤 가입자는 월드폰으로 불편을 일소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출시시기에 대해 "컬컴 측과 몇 가지 기술적 협의가 남았다"며 "삼성 브랜드에 걸맞는 품질의 시제품이 나오려면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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