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강미선(42)씨가 작품전 '일상향(日常鄕)'을 17일까지 학고재 화랑에서 열고 있다. 강씨는 '여자 박수근' 혹은 '현대 동양화단에서 가장 한국적인 작가'로 불린다. 직접 만든 독특한 질감의 한지에 수묵을 써서, 그는 박수근이 그랬듯 가장 한국적인 일상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표현한다.그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지만 그래서 더 쉽게 지나치고 마는 사물들을 소재로 삼는다. 이번 작품들에도 제목처럼 그릇, 화병, 우산, 기왓집이나 포도, 귤 등의 일상적 사물이 소재가 됐다. 서양화의 정물이 그 자리에 멈춰 서 있는, 보는 이의 시선이 더 강렬한 정물이라면 강씨의 그림은 정물 그 자체가 보는 이에게 먼저 말을 걸어오는 따뜻한 정물이다. 거친 닥종이를 세월의 이끼 낀 토담처럼 거듭 발라올린 바탕에 단순하고도 정감 있게 그린 사물들이 먹 향기를 풍기며 고향을, 세월을 떠올리게 한다. (02)739―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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