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신춘문예의 계절이 돌아왔다. 수백, 수천 편의 작품을 쌓아 놓고, 그 가운데 오직 한 작품만을 골라 상을 주고 등단시키는 일은 가혹하다.심사자는 처음엔 그런 제도의 가혹함에 대해 난감해 하다가 이내 글읽기의 속도를 붙여가며 자신의 안목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밀려나는 대부분의 작품에 대해 투덜거린다. 응모자가 심사자에게 욕을 먹는 짧은 한 순간이 지나가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 심사가 끝나면 이번엔 전국의 응모자들이 신문에 실린 당선작과 심사평을 읽으며 그 심사의 공정성을 심사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공정한 심사란 없다. 왜냐하면 정치판에서 어떤 선거든 자신이 당선된 선거만이 공명 선거이듯, 문학판의 일 역시 자신의 작품이 낙선된 심사는 어느 경우에도 심정적으로 공정하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선자를 제외한 모든 응모자들이 이번 심사의 공정하지 않음에 열을 받고, 내년엔 꼭 자신의 작품이 당선되는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지길 기대하며 매년 그렇게 열병처럼 신춘문예에 응모하는 것인데 마음으로 결코 승복할 수 없는 그 불공정성의 시비야말로 문학을 향한 아름다운 열정과 아름다운 투지가 아니겠는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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