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되면 가장 먼저 배우는 것 중 하나가 담배가 아닐까 싶다.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청춘의 고민을 아름답게 상징하는 장면처럼 받아들여지곤 한다. 2003년 현재 우리나라 남자 대학생의 흡연율은 64%로 미국(22%), 일본(50%)보다 앞선 세계 최고 수준이다. 최근에는 여대생 흡연 인구까지 급속히 늘고 있어 전체 대학생의 50%가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그러나 실제 일상생활에서 대학생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고 에티켓도 없다. 내가 다니는 대학의 로비와 복도에서는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로 인해 다수의 공간이 무시되고 있다. 흡연자들은 금연구역(No smoking)이라는 푯말이 무색하게 자연스럽게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여 다른 학생들의 '담배 피우지 않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담배 피울 권리'와 '담배 피우지 않을 권리'에는 큰 차이가 있다. 흡연권은 '개인 기호의 존중' 이라는 측면에서 해석되는 작은 범주의 권리이지만, '간접흡연으로 인한 생명권의 위협' 이라는 측면에서 해석해보면 비흡연자의 권리는 인간의 기본권과 직결하는 권리이다. 둘 이상의 권리가 맞섰을 때, 보다 기본적인 권리를 지키려는 사회적 노력은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흡연자가 그들의 권리를 올바로 존중 받는 방법은 자신의 행위가 남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흡연할 때 남을 배려하는 것이다. 내가 조금 불편하다고 해서 아무데서나 담배를 피우는 것은 타인에게 피해를 줄 뿐더러 흡연자가 주장하는 권리에 대한 설득력을 잃게 만드는 것이다.
담배는 '백해 무익'한 것이라고 할만큼 그 유해함이 증명되고 있다. 가장 좋은 것은 나에게도, 남에게도 유해한 존재인 담배를 끊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올바른 흡연 자세가 꼭 필요하다. 그것은 비흡연자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의 존중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 없이 자신의 기호만을 주장하는 것은 어린아이의 떼쓰기에 다름 아니다. 책임 없는 자유는 방종이듯이 말이다.
대학은 가장 자유로운 공간이기도 하지만 공공장소이기도 하다. 어린 학생도 아니고 성인인 대학생이라면 자신의 욕구에 앞서 타인을 먼저 배려해야 하며 규범에 어긋나는 행동들은 스스로 규제할 수 있어야 한다. 지성인답게 금연구역을 흡연구역이 아닌 진짜 금연구역으로 만드는 상식이 있어야 할 것이다.
허 주 연 아주대학보 편집장 인문학부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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