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에 굉장히 충격적인 얘기가 나옵니다. 끝까지 보면 제목의 의미를 아실 거예요."SBS '완전한 사랑'(극본 김수현, 연출 곽영범·사진)의 방송을 앞두고 9월에 가진 인터뷰에서 차인표는 "왜 제목이 '완전한 사랑'인가"라고 묻자 이렇게 귀띔했다. 그 충격적인 결말이 알려졌다. 시우(차인표)가 숨진 아내 영애(김희애)의 뒤를 따라 세상을 떠나는 것.
대본에 따르면 영애는 23회에서 숨을 거두고, 깊은 슬픔에 젖어있던 시우는 마지막 회(21일 방송)에서 아이들, 지나(이승연), 승조(홍석천)와 함께 스키장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스키장에서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고 검사를 받던 중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눈을 감는다. 사인은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뇌동맥 파열. 드라마는 아이들이 아빠의 죽음을 모른 채 스키장에서 놀고 있는 장면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조연출 손문권 PD는 "김수현 작가가 결말에 대해 '영애가 죽는 것으로 끝나지는 않는다'고 말해왔지만, 마지막 대본을 받아보고 상당히 놀랐다"고 말했다. 결과적인 얘기지만, 시우가 "나 죽거든 혼자 처량하게 늙지 말라"고 부탁하는 영애에게 불같이 화를 내는 등 지독하게 슬퍼한 모습이나, 시우의 형 재우(이영범)―베로니카(김나운) 부부를 불임으로 설정한 것, 영애가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만큼 너희를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지?"라고 물으며 큰아빠, 큰엄마를 잘 따르라고 당부한 것 등이 부부의 동반 죽음을 암시한 복선이었던 셈이다.
결말이 알려지면서 드라마 게시판이 불이 났다. 한 시청자는 "사랑하는 이가 남기고 간 모든 것을 소중히 간직하며 남의 삶을 그 사람의 몫까지 정성껏 일구어가는 것이 진정한 '완전한 사랑'이 아닌가"라고 지적했고, 부모 잃은 조카를 키우고 있다는 이 모씨는 "아무리 드라마지만 너무 잔인하다. 시우가 아내의 빈자리까지 두 아이와 씩씩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안타까워했다. 반면 "아이들한테는 잔인하지만 이해가 된다. 역시 대단한 작가다" "좀 뜻밖이긴 하지만 아름다운 결말"이라는 등의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우 역을 맡은 차인표의 주가는 더욱 오를 것 같다. 차인표는 현실에서는 흔치 않은 다정다감한 남편으로 뭇아줌마들을 '대리만족' 시켜주었지만 연기에 대한 혹평에 적잖이 시달렸다. 그러나 아내의 황천길까지 동행하는 뜻밖의 결말은 그의 다소 미흡한 연기력을 덮고도 남을 만한 충격과 감동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수현 작가는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www.kshdrama.com)에 차인표를 감싸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김 작가는 '차인표는 훌륭하게 잘 울었다'는 제목의 글에서"그는 차인표로서 박시우의 '눈물'을 '연기'한 것이 아니라 박시우가 돼서 박시우로서 울어주었다"면서 "인표군, (눈물 연기에 대한 일부의 혹평은) 솔직하고 정직하게 표현되는 울음을 볼 기회가 없었던 시청자들의 낯설음에서 나온 것일 뿐이니 지나치게 신경쓰지 말기 바라오"라고 덧붙였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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