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9일 당사를 찾은 고건 총리에게 "노무현 대통령이 태종처럼 하겠다고 했지만 노 대통령과 태종은 다르다"며 쓴소리를 쏟아냈다.조 대표는 "태종은 생전에 왕위를 넘겨주면서 외척을 다 정리해 태평 성대를 만든 분"이라면서 "측근과 가신들을 정리하지 않은 노 대통령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 경험이 없는 대통령 가신들이 청와대 참모진을 장악, 대통령이 현충일에 일본에 가게 하고 미국에서 건 전화도 안 받았다"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주권자가 투표로 만들어준 여당을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입당은 헌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당의 '장관 총선 징발론'에 대해서도 "내각이 총선 출마 경력용이냐"고 쏘아붙였다.
조 대표는 "고 총리는 총리를 두 번이나 했으니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직언을 하라"면서 "대통령을 매주 만나는 건 총리 뿐이고, 이 자리에 1등 공신이 세 분 있는데 대통령을 한 번도 못 만났다"며 노 대통령과 고 총리를 함께 몰아세웠다. 고 총리는 "단 소리도 섞어 달라"며 곤혹스러워 했지만 조 대표는 "나도 쓴 소리 그만 두기로 했는데 대표가 되고 나서 이거 뭐가 뭔지 모르겠고 실감도 안 난다"면서 거듭 총리의 '분발'을 촉구했다.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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