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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각 저 생각/佳約을 假約으로… 부끄러운 이혼율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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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각 저 생각/佳約을 假約으로… 부끄러운 이혼율 1위

입력
2003.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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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소위 경쟁사회에서 살고 있다. 직장인은 승진을 놓고, 학생은 성적을, 또 나 같은 주부들은 '조속한 내 집 마련'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살고 있다.1위는 경쟁을 하는 모두가 지향하는 최상위 개념이다. 그 1위가 세계 1위라면 말할 것도 없다. 제왕절개수술과 흡연율, 그리고 고아수출과 교통사고율에 이어 최근 우리나라가 세계 1위에 등극한 것이 바로 이혼율이다.

그런데 1위도 1위 나름이다.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이혼율 세계 1위는 빨리 벗어버려야 할 수치다. 억만금을 줘도 바꿀 수 없는 것이 바로 가정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 지인 모친의 칠순 잔치에 갔다. 장수한 부부를 축하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모여 덕담을 나누는 장면은 보기에도 흐뭇했다.

해로동혈의 굳은 의지로 함께 늙어가는 부부처럼 아름다운 모습이 또 있을까. 내 주변에서도 이혼을 하고 외롭고, 괴롭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결혼식 올릴 때는 모두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해로하겠다'고 약속했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가약(佳約)을 가약(假約)으로 만들면서 이혼을 하니 장차 이 사회의 가정은 남아 나지 않을 듯 하다. 여간 안타까운 게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그 동안 1위였던 미국을 제치고 어느새 '이혼율 1위'라는 불명예의 고지에 오른 우리나라의 급작스런 변화가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부부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가면서 인생의 여정을 함께 하는 동반자다. 고통을 밥으로, 눈물을 국으로 먹고 사는 게 우리 인간들의 초상이다.

나 역시 가난 때문에 사는 게 너무 힘들어 한 때 남편과의 이혼을 고려해 본 적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 부부의 이혼은 죄 없고 애꿎은 자식들을 불행과 원망의 질곡에 빠뜨리는 일종의 중범죄라는 생각으로 지금도 고생을 애써 감내하며 살고 있다. 지금도 우리 가정의 빈곤은 여전하다. 하지만 군대 간 아들과 여고생 딸을 사랑하기에 오늘도 나는 화목한 가정의 정립을 위한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황복희·대전 동구 성남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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