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의원이 9일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전격 가세, 유용태 이용삼 의원과 3파전을 벌이게 됐다. 그러나 설 의원과 이 의원 모두 옛 통합모임 출신이어서 정통모임 출신인 유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후보를 단일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설 의원은 이날 "당의 위기극복과 총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열린우리당과의 재통합 문제에 대해 "평화개혁세력의 재통합이 내 소신이지만 당의 중심을 지키는 일도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설 의원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최규선씨 돈 20만 달러 수수설' 폭로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어 그 동안 출마를 고사하다 한화갑 전 대표와 김경재 상임중앙위원 등의 설득으로 막판에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설 의원이 당선될 경우 한나라당과의 협상에 문제가 있고, 재판 결과에 따라 당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의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경선 판도가 2파전에서 갑자기 3파전으로 바뀐 주된 이유는 유용태, 이용삼 의원에 대한 '전력 시비' 때문이다. 두 사람이 각각 한나라당과 신한국당에서 이적한 전력이 있어 당 안팎에서 '철새' 논란이 벌어졌던 것. 이 의원은 1997년 대선 당시 이인제 의원과 함께 신한국당을 탈당, 국민신당에 참여했다가 국민회의와의 통합 때 민주당에 들어왔다.
유 의원은 97년 대선 이후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말을 갈아탔다. 이 때문에 민주당 본류측은 "원내대표가 한나라당 출신이면 철새 정당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것"이라고 걱정했었다. 반면 두 의원을 미는 이들은 "두 사람의 이적에는 모두 합당한 명분이 있었고 지금 와서 본적을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고 반박해 왔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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