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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동요 사라진 어린이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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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자 춘추]동요 사라진 어린이잔치

입력
2003.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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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노래를 어린이들이 따라 부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더 잘 어울리는 것은 동요다. 박자나 음정이 틀려도 감히 어른들이 흉내를 낼 수 없는 천진함이 바로 어린이의 아름다움이다. 며칠 전 내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재롱잔치가 있었다. 인근의 초등학교 강당을 빌려서 했는데 마치 마을잔치라도 되는 듯 사람들이 붐볐다. 시골에서는 문화행사가 드물기에 재롱잔치마저 반가운 시간이 된다.이윽고 막이 걷히고 경쾌한 음악에 맞춰 어린이들이 준비한 율동이 이어졌다. 그런데 음악이 어린이들의 동요가 아닌 지금 유행하는 대중가요 댄스곡이 아닌가. 그저 아이들은 선생님이 가르쳐 준대로 귀여운 표정과 동작을 따라 할 뿐, 그것이 무슨 내용의 노래인지는 모를 것이다. 그날 강당 안의 사람들은 즐거운 표정이 가득했지만, 나는 작은 고민에 빠졌다. 우리나라의 모든 어린이집의 재롱잔치에서, 아니 초등학교의 모든 행사에서 그렇게 대중가요를 틀고 춤을 추는 것은 아닌지?

물론 대중가요가, 댄스곡이, 모두 필요 없다거나 나쁘다는 생각을 갖고 있진 않다. 하지만 어린이들의 행사에서는 당연히 어린이들을 위한 노래를 들려줘야 한다. 지금은 어느 방송에 귀를 기울여도 어린이들을 위한 노래는 쉽게 들을 수 없다. 동네마다 골목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즐거운 노래 소리가 들리지 않는 세상이다. 어린 시절 누나가 가르쳐 주던, 형이 가르쳐 주던 골목의 노래는 이제 사라졌다. 과거에 비해 다양한 방송국과 프로그램이 생겨났지만, 진정 어린이들의 맑은 심성을 채워주는 동요는 어디서 배워야 하는가.

김 현 성 가수·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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