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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비자금 전달 수법/150억 실린 화물탑차 통째 "車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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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비자금 전달 수법/150억 실린 화물탑차 통째 "車떼기"

입력
2003.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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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대주주 갹출금 등으로 조성한 비자금 150억원을 한나라당에 제공한 구체적 정황이 이회창 전 총재의 측근이었던 서정우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드러났다. SK에 비해 금액이 50억원이나 많고 전달방법이 극히 은밀하고 교묘해 한나라당이 입을 도덕적 타격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차떼기로 전달

지난해 11월초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이었던 최돈웅 의원은 당시 LG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던 강유식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추가 대선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검찰은 "최 의원이 구체적인 액수를 명시하진 않았으나 강 부회장은 '최소 100억원은 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고압적인 분위기를 느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후 강 부회장은 전임 구조본부장이었던 이모 부회장을 통해 서정우 변호사를 소개 받았고 이 자리에서 전달 금액과 방법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서 변호사의 대학선배로, 서 변호사가 전달 창구로 적합하다는 의견을 강 부회장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부회장은 그룹 대주주들이 상속문제 등에 대비해 조성해 둔 비자금 중 150억원을 박스 63개에 나눠 포장토록 구조본 이모 상무에게 지시했다. 11월22일 오후 8시40분 2억4,000만원들이 박스 62개, 1억2,000만원들이 박스 1개 등 63개의 박스를 적재한 LG상사 안양물류센터 소유의 2.5톤 화물탑차가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휴게소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 상무는 휴게소 매점에서 서 변호사를 만나 자동차 키와 화물칸 키를 건넸다. LG는 이튿날 같은 장소에서 빈 트럭을 회수했다. 검찰은 "트럭 키 인계 후의 상황, 돈의 용처 및 행방 등 이후 상황에 대해 서 변호사가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LG는 같은 해 9월 공식후원금 10억원을 제공한데 이어 150억원을 건넨 지 이틀만인 11월24일 20억원의 공식후원금을 추가로 제공했다.

복수의 기업체 더 있다

검찰은 이날 LG로부터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혐의만 적용해 구속했으나 이외에도 서 변호사가 복수의 기업으로부터 비자금을 받은 혐의를 조사중이다. 검찰은 특히 "삼성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주목되는 것은 LG 강 부회장이 최 의원의 지원요청을 받고 "최소 100억원은 넘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이는 최 의원이 다른 주요 기업들의 예를 들며 일정한 기준선을 제시했을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이 때는 최 의원이 SK측에 100억원을 요구했던 시점이다. 삼성 LG SK 등 3대 기업의 경우 100억원부터 200억원 사이에서 분담액에 대한 암묵적 협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수십억원 선에서 지원요청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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