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본사를 둔 미국계 투자사 템플턴자산운용이 유동성 위기를 맞은 LG카드 주식을 기습적으로 장내 매집, 단일주주 기준 1대주주에 올랐다.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템플턴자산운용은 11월26일부터 12월1일(실제 거래일)까지 'T이머징마켓펀드' 등 12개 펀드를 통해 LG카드 주식 716만850주(5.96%)를 추가로 장내매입, 지분율을 기존 5.39%에서 11.35%로 끌어올렸다.
이는 LG카드의 기존 1대주주인 캐피털그룹의 보유주식 1,325만2,889주(11.03%)보다 많은 것이다.
구본무 회장 등 LG카드 최대주주 측 지분은 총 23.89%(11월28일 기준)지만, 이 가운데 단일주주로 가장 많이 보유한 LG투자증권의 지분은 8.01%에 그친다. 템플턴자산운용은 이에 앞서 유동성 위기감에 따라 LG카드 주가가 나흘 연속 폭락한 뒤인 11월25일에도 하룻동안 90억원 어치에 달하는 LG카드 주식 124만6,340주(1.03%)를 장내 매입했다.
LG카드 관계자는 "템플턴자산운용의 주식 매집 배경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며 "이미 신주배정기준일(11월17일)이 지났기 때문에 증자를 겨냥했거나 경영권을 노린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템플턴자산운용은 미국 프랭클린템플턴그룹 계열의 자산운용사로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다.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을 대상으로 한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템플턴 계열의 이머징마켓 펀드들을 운용하고 있다. 운용 주식 자산은 58억7,128만 달러(약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거래소 시장에서 LG카드는 전날보다 4.58% 오른 7,3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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