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중앙 전산시스템에 장애가 발생, 전국 경찰서의 교통 관련 전산업무가 완전 중단되고, 수사 관련 전산업무는 일시 중단되는 최악의 사태가 8일 발생했다.부품이 없어 작동 멈춘 전산망
경찰에 따르면 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건물에 대한 전기시설 안전점검을 위해 일시 정전을 실시하면서 같은 날 오전 5시30분께 교통전산시스템(TCS)을 다운시킨 후 3시간 뒤 재가동시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데이터베이스 저장장치 연결부품이 손상됐다.
더구나 손상된 부품이 국내에 없어 홍콩에서 부품을 공수해 오느라 8일 오후 8시30분까지 전산망은 정상 가동되지 못했다. 더욱이 7일 오전 11시께부터 오후 3시까지 4시간여 동안에 수사 전산망의 데이터베이스까지 이상 장애 현상을 일으켜 접속이 안되는 바람에 일선 경찰서의 수사업무에 큰 혼선을 빚었다. 경찰 관계자는 "우회망을 통해 전산업무 처리가 가능했으나 일선 경찰서에 제대로 통고가 안돼 혼란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운전면허 업무 완전 중단
TCS가 기능을 하지 못하자 전국에서 운전면허증 발급 등 교통면허 업무가 중단됐고, 전국 26곳의 면허시험장에는 민원인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7일에는 한동안 신원조회 등 기본적인 전산조회가 불가능해 일부 일선 경찰서는 검문검색 및 기소중지자 검거 등 기초수사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운전면허시험관리단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면허시험장의 민원 업무 대부분이 마비돼 면허 및 증명서 발급 업무 등이 온종일 중단됐으며 당일 시험 일정과 신규 접수만 수기로 간신히 처리했다"고 밝혔다. 강남면허시험장은 이날 오후부터 '전산장애로 10일 오전 10시 이후부터 면허증 교부가 가능하다'는 공지문을 붙여 업무 중단을 알렸다.
의정부면허시험장 관계자는 "민원인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업무중단을 알렸지만 항의가 빗발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면허시험장을 찾은 박모(39)씨는 "이런 사고에 대비해 기본적인 백업장치도 마련해놓지 않았느냐"며 "운전면허시험 때문에 휴가까지 냈는데 업무가 중단돼 답답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청은 이날 하루 동안 대략 2,000여건의 교통관련 증명 발급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선 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7일에는 신원조회가 안 돼 기본 수사도 할 수 없었고 8일에는 또다시 교통관련 업무가 마비돼 이틀동안 개점 휴업 상태였다"고 토로했다. 경찰청은 늦어도 10일 오전부터는 전산업무가 모두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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