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사상계 발행인으로 1975년 8월17일 경기 포천군 약사봉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았던 고 장준하(사진) 선생의 미공개 사체 사진 등 당시의 사망과 관련된 정황을 입증해 줄 자료들이 발견됐다.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8일 "최근 장 선생의 미망인 김희숙씨의 송파구 거여동 자택에서 장 선생의 사망 직후 사체 사진 13장 분량의 필름을 발견, 인화했으며 이를 해외 과학수사기관에 의뢰해 사인 규명에 참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문사위는 또 차남 호성씨의 자택에서 장 선생 사망 당시 마지막으로 동행했다가 그동안 진술을 번복해 왔던 김모씨의 최초 진술 녹음 테이프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사진과 테이프들은 모두 1993년 SBS와 시사저널 등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이지만 사체를 부위별로 찍은 사진 10장은 공개되지 않았던 것이다. 또 음질이 많이 손상돼 A4 용지 한 장도 되지 않는 분량의 진술만 재생할 수 있었던 김모씨의 진술 테이프도 의문사위가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상당 부분을 복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문사위 관계자는 "이미 공개됐던 3∼4장의 사진은 의복을 입고 있거나 상반신만 드러난 것이었지만 이번에 인화한 사진은 엉덩이, 겨드랑이 등 사체를 부위별로 밀착해 찍은 것으로 추락사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며 "김모씨의 최초 진술 역시 사망 이튿날 녹취된 것으로 복원된 테이프에서 일부 의미있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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