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8일 지난해 대선 당시 거액의 불법 대선자금을 모금한 혐의로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의 측근인 서정우(徐廷友·사시6회) 변호사를 긴급체포해 조사중이다. 검찰은 이날 서울 대치동 모 법무법인내 서 변호사 사무실과 경기도 분당 자택을 압수수색해 대선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관련기사 A5면서 변호사는 대선 당시 이 전 총재의 사조직인 일명 '부국팀'의 부회장 겸 법률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부국팀의 자금도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서 변호사가 지난해 11월 H기업 등으로부터 수백억원대의 불법 자금을 모금하는 과정에 개입한 사실을 확인, 이르면 9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서 변호사에 대한 사법처리 수순에 이어 이정락(李定洛) 전 부국팀 회장과 이흥주(李興柱) 전 부국산악회 회장 등 2명을 출국금지 조치하는 등 부국팀으로 수사를 본격 확대하고 있다.
대통령 측근 비리와 관련, 검찰은 이광재(李光宰)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대선 당시 썬앤문그룹으로부터 1억원 이상을 받아 민주당에 전달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실장도 주변 인사들에게 "썬앤문에서 돈을 받아 당에 전달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르면 10일 이 전 실장을 소환해 돈을 받은 경위와 민주당 입금과정, 추가 금품수수 의혹을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또 썬앤문에서 2억원을 받아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의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넬슨제약 홍기훈 회장을 재소환, 조사한 뒤 귀가시켰다. 검찰은 홍 회장의 혐의가 확인되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홍 회장은 구속 수감중인 김성래(金成來·여) 전 썬앤문 부회장을 지난 11월25일께 옥중 면회한 직후 문병욱(文丙旭) 회장을 만나, 검찰 조사에 앞서 사전 입맞춤을 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단 한 푼의 썬앤문 자금도 받은 바 없다"며 "돈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5대 그룹 등 대기업에 대한 수사를 연말까지 조기에 매듭지을 방침이다. 검찰은 내주에 주요 기업 인사들을 공개 소환하고, 23일께 여야의 불법 대선자금 전모를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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