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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정부, 사모주식펀드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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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정부, 사모주식펀드 활성화

입력
2003.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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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산업이 외국자본에 급격히 잠식당하고 있다는 우려에 따라 정부가 외국자본에 맞설 국내 대항자본 육성에 발벗고 나섰다.정부는 6일 경제장관간담회를 열고 국내 금융기관에 투자할 국내 자본을 육성하기 위해 사모주식투자펀드(private equity fund)를 활성화하는 방안 마련에 착수하기로 했다.

정부는 특히 마지막 남은 은행 민영화 대상인 우리금융지주회사를 염두에 두고, 펀드가 금융지주회사를 소유할 수 있도록 금융지주회사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이미 투신업계와 금융기관 사이에 펀드 설립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어 한투·대투, 대우증권, LG카드 등의 처리과정에서 태풍의 눈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왜 대항자본인가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산업 직접 투자액은 지난해말 104억달러로 5년새 5.5배가 늘었다. 금융구조조정으로 매물로 나온 금융기관을 싹쓸이 한 결과이다. 재경부 당국자는 "외국자본이 단기수익만 추구하고 있어 금융정책의 실효성이 급격히 저하하고 있고, 금융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이 대주주인 제일·한미·외환은행 등은 최근 LG카드 정상화 과정에서 한결같이 발을 뺐고, 정부도 이를 강제할 수가 없었다.

정부 대책

정부는 국내에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이 있어도 뭉치지 못하고 있고, 돈이 뭉쳐도 금융기관 투자에 제약요인이 많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우선 자본 결집을 위해 사모주식투자펀드를 활성화한다는 구상. 사모주식투자펀드는 소수·고액 투자자로부터 장기로 자금을 조달해 전문적으로 기업 주식과 경영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이다.

재경부 다른 당국자는 "먼저 금융기관 인수를 목적으로 개인 큰손과 연기금, 금융기관, 일반 법인 등의 자본을 쉽게 끌어 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사모펀드만 전문으로 설정하는 자산운용사와 금융기관에 대한 지분투자만을 목적으로 하는 금융전업 투자회사(뮤추얼펀드) 설립을 허용할 방침이다. 또 자산운용사 설립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는 한편 설립 자본금 하한선 추가 인하(현행 100억원) 및 공시·회계 요건 완화 등도 검토중이다.

이와함께 펀드가 보다 쉽게 금융기관을 인수할 수 있도록 펀드도 금융지주회사를 지배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지금은 국내 대항자본이 형성이 되더라도, 우리금융과 같은 금융지주회사는 인수할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러나 산업자본이 4%이상 은행지분을 가질 수 없는 소유제한은 현행대로 유지한다는 방침. 정부 당국자는 "당국이 활성화시키려는 사모주식투자펀드는 연기금이나 기관투자가 등 비산업자본을 전주(錢主)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항자본 형성 움직임

내년중 매각 예정인 우리금융, 한투·대투, LG카드, 대우증권 등을 겨냥, 국내자본의 결속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일부 자산운용사와 금융기관 등은 우리금융마저 외국인 손에 넘어갈 경우 정부 금융정책이 마비될 가능성도 있다며 우리금융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설립을 물밑에서 진행중이다. 우리금융의 자회사인 우리은행은 삼성·LG 등 국내 주요그룹의 주채권은행을 맡고 있다. 정부 한 당국자도 "외국자본과 국내자본간 최대 승부처는 결국 우리금융이 될 것"이라며 "사모주식투자펀드 활성화 방침도 결국 이를 의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이헌재 전 재경부 장관이 김영재 전 금융감독위원회 대변인을 통해 펀드 조성을 진행중에 있으며,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은 최근 1,000억원 규모 사모주식투자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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