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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앤문 수사 처음부터 "핵심"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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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앤문 수사 처음부터 "핵심" 겨냥

입력
2003.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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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앤문그룹과 관련돼 제기됐던 각종 의혹이 껍질을 벗기 시작하면서 정치권은 물론 검찰도 아연 긴장하고 있다. 검찰 수사는 초기부터 여야 핵심 인사들을 향해 곧장 직행하는 모습이다. 썬앤문으로부터 돈을 받은 단서가 포착되거나 진술이 나와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은 한나라당 중진 S의원과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2명이다. 그러나 검찰 주변에서는 이 정도로 그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썬앤문의 성장 과정을 볼 때 이들에게 건네진 돈이 단순 정치자금인지, 그야말로 '검은 돈'인지에 대한 논란 또한 불가피해졌다.썬앤문을 노 대통령 측근 비리 공세의 '단골 메뉴'로 삼아온 한나라당으로서는 중진 S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로 일격을 맞은 격이 됐다. 문병욱 썬앤문 회장은 김성래(구속·여) 전 부회장이 소개한 제약회사 회장 홍모씨를 통해 지난해 대선 이전 S의원측에 수억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한나라당 선거대책위 핵심 간부를 지낸 S의원의 사조직에 돈이 흘러간 것으로 보고, S의원의 대학후배인 홍씨를 불러 김성래씨와 대질신문까지 벌이는 등 강도높은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S의원이 관리해온 몇몇 사조직의 운영자금도 확인할 계획이지만 일단 홍씨는 물론 S의원측도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S의원을 소환 조사하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전 실장의 경우 검찰은 썬앤문측이 1억원 이상을 줬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 돈의 전달과정과 사용처를 확인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관계자는 "문 회장측이 일부 금품을 전달한 의혹이 있으나, 금액과 전달경로는 밝힐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전 실장의 소환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서울지검은 이에 앞서 김성래씨로부터 "수표 500만원 가량을 이 전 실장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었다.

검찰의 썬앤문 수사는 내년 1월 시작될 특검 수사에 앞서 벌이는 재수사의 성격이 강했다. 특검에 사건을 넘겨주기 전에 전반적인 의혹을 점검한다는 차원이었다. 그러던 수사가 갑자기 급진전한 것은 문 회장과 김성래씨의 알력 때문으로 보인다.

김씨가 한나라당에 문 회장과 여당 비리만 폭로하며 살길을 찾으려 하자, 문 회장이 반대 입장에서 김씨를 간접 공격하는 양상인 것이다. 이 때문에 검찰도 상당히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뇌부는 불법 대선자금 및 대통령 측근비리 파장을 넘어서는 썬앤문 수사의 밑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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