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리얼리티쇼는 성공할 것인가?6일 첫 방송된 '선택! 리얼데이트'(SBS 오후5시)는 한국식 짝짓기 프로그램과 리얼리티쇼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다. '사랑의 스튜디오'(MBC) 같은 일반인 대상 짝짓기나 '강호동의 천생연분'(MBC) '장미의전쟁'(KBS2) 등 연예인 대상 짝짓기 프로그램과 '선택! 리얼데이트'는 많은 점에서 다르다. 연예인과 일반인의 만남이라는 점, 결혼을 전제로 한다는 점, 그리고 한 남자를 쟁취하기 위해 여성들이 두뇌게임을 벌이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경쟁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리얼리티쇼의 형식을 도입했다는 점 등이다. 4주 방송 예정인 이 프로그램은 노총각 가수 이현우가 은행원, 학원강사, 항공사 승무원, 약사 등 8명의 여성 출연자와 두 달 여에 걸친 데이트 끝에 최종적으로 한 명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현우의 지인으로 구성된 전문 심사단은 자체 심사를 거쳐 매주 2명씩 탈락시킨다.
지난 가을 개편 때 신설된 '창과 방패'를 희생양으로 해 특집 편성된 프로그램인 만큼 '선택! 리얼데이트'는 사실상 '시청률 올리기'의 임무를 강하게 띠고 있다. 하지만 첫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재미있느냐'는 질문에 '글쎄요'라는 반응이다. 시청률도 8%로 '주주클럽'(KBS1)의 9.6%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 이유는 리얼리티쇼의 특징이 살아 있지도, 남녀의 만남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담겨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비슷한 형식인 미국 NBC 방송의 '백만장자와 결혼하기'(Joe Millionaire)나 ABC방송의 '배철러(Bachelor), 배철러릿(Bachelorette)'의 재미는 솔직한 인간 본성을 엿보는 데 있다. 참가자 스스로가 투표를 통해 탈락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출연자들은 서로의 마음을 은근히 떠 보거나 없는 자리에서 서로 헐뜯기도 하고, 심지어 물밑 거래를 하기도 한다. 이 모든 장면은 몰래 카메라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 같은 리얼리티쇼의 특성을 적극 도입하는 것이 한국적 정서에 맞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여성 출연진은 회를 거듭할수록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우정을 쌓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리얼리티쇼의 묘미를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남녀의 만남을 통한 올바른 결혼 문화 창조라는 기획의도는 어떤가. 첫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의 반응은 엇갈린다. '결혼이 무슨 테스트냐. 남자 한명에게 선택 받으려고 여자끼리 경쟁하는 것이 우습다. 여자들이 가식적으로 웃고 잘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이 안타깝다. 조선시대에 온 것 같다'(Splascbch13)라는 의견, '여성 출연자의 외모 뿐 아니라 다른 매력을 보여 주려는 것 같아 다른 짝짓기 프로그램과 달리 진지하다'(star4317)는 등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아직 한 번 방송이 나간 상태에서 프로그램을 평가한다는 게 섣부른 시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방송 전부터 외국방송 베끼기니,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니 하는 등의 논란을 불렀던 '선택! 리얼데이트'가 한국식 리얼리티쇼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지가 시청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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