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 유창묵을 찾습니다.30년 전 우리는 1205 건설공병단 9033부대 1519중대 동기였습니다. 당시 중대에는 우리 두 사람 말고도 문종복, 유창현, 송기철, 김희복, 안창근이가 동기로 함께 근무했습니다. 그간 서로가 일이 바빠 잊고 지내다가 최근에야 서로 소식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종복이가 딸을 시집 보낸다고 해서 드디어 자리를 함께 했지요. 밤늦게까지 코가 삐뚤어지도록 술을 마시며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누구는 머리카락이 한 움큼 빠지고, 누구는 피부가 쭈글쭈글해지고, 누구는 딸 부자가 됐다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겠더군요. 젊은 시절 우리는 나라를 지킨다는 보람으로 청춘을 불살랐지요. 뒤돌아 보니 젊음이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 이었습니다.
종복이는 사회 생활을 열심히 한 덕분에 재산이 '재벌급'에 올랐답니다. 종복이는 불우이웃돕기에도 열심이고 소년소녀가장에게 장학금도 꼬박꼬박 보내고 있답니다. 특히 올 가을 태풍 매미가 닥쳤을 때는 거액의 의연금을 내놓았지요.
이제 모두 가정이 안정 되고 자기를 돌아보는 여유를 가질 때가 됐군요. 전우들을 만나보니 모두가 나름대로 자리를 잡았군요. 모두들 이제는 남들을 위해 베풀며 살자고 약속도 했습니다.
그런데 창묵이만 보이지 않아 모두들 소식을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부대 근무 시절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하고 성격이 좋아서 인기가 높았던 창묵이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성실함으로 상관의 칭찬을 독차지했으니까 지금쯤 사회에서도 기반을 잡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나는 자영업을 해서 먹고 살만합니다. 창묵이, 이 글을 읽게 되면 꼭 연락하기 바란다. 우리 모두 얼굴을 맞대고 청춘을 회고했으면 좋겠어. 대구에서 김상하.
/rlatkdgk38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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