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석재 지음 이화여대출판부 발행
지금 우리 건축의 주인은 누구인가. 엘리트 건축가들은 외국 경향을 좇기에 급급하고, 집은 투기 대상으로 전락한 지 오래이고, 일상의 건축 환경은 날로 삭막해 지고 있는데, 건축이 지닌 공공성의 가치는 사람들의 무관심에 묻혀 있는데, 이러고도 우리가 우리 건축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임석재 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가 쓴 '현대건축과 뉴 휴머니즘'은 이런 질문으로 시작한다. 이 책은 오늘의 한국 건축 문화에 대한 비판적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가 제시하는 방법 중 하나는 전통 건축을 오늘의 시점에서 해석해 그 안에 담긴 정신과 지혜를 일상 속에 되살리는 것이다.
그리하여 무조건적 사대주의나 배타적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우리 자신의 참된 모습부터 확인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찾아낸 새로운 가치와 그에 따른 건축 문화를 그는 '뉴 휴머니즘'이라고 부른다. 건축에서의 인간성 회복을 전제로 한 이런 움직임에 대해 그는 "적극적 창조운동이아니라 소극적 되찾기 운동"이라고 규정한다.
이 책은 건축에서의 뉴 휴머니즘을 보여주는 국내외 흐름과 사례도 많이 소개하고 있다. 전혀 딱딱하지 않게 씌어져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교양서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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