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제4대 국가두마(하원) 의원 선출을 위한 총선이 7일 열린다.BBC 방송 등은 4일 "이번 선거의 의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여론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크렘린이 몇 개월 전부터 '신흥재벌 길들이기'와 '크렘린 내 인맥 정리' 등 정치공작과 여론몰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이번 총선 결과 자체보다는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이 크다는 분석이다.
450개 의석을 놓고 23개 정당이 겨루는 이번 선거에서 집권 연정인 통합러시아당의 승리는 거의 확실시된다. 문제는 제1 야당인 공산당과 얼마나 의석수를 벌리느냐다. 전문가들은 "통합러시아당은 80%가 넘는 푸틴 지지율을 등에 업고 현재의 76석보다 의석수를 약간 늘리고, 공산당은 현 65석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450석 중 절반은 다수대표제로 결정되고 나머지는 비례대표제로 각 당에 분배되는데, 최소 5%의 지지를 얻어 의석을 받을 수 있는 정당은 자유민주당과 야블로코당 등을 포함해 5∼7개 선으로 전망됐다. 총선 결과는 자동 전자개표 시스템으로 집계돼 이르면 7일 중앙선관위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된다.
서방 언론들은 노골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크렘린의 부정선거 백태를 주요 뉴스로 다루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4일 "푸틴에 비협조적인 수많은 인기 정치인들이 여당의 농간으로 후보자격을 박탈당했다"며 "한 전직 검찰총장은 비슷하게 생긴 사람이 윤락녀와 함께 있는 장면이 찍힌 비디오가 공개됐다는 이유로 후보에서 떨어질 정도로 러시아의 민주주의 수준은 바닥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정작 러시아인들은 선거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투표율은 50%를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높고 공산당을 제외하면 정당 간 뚜렷한 성향 차이도 없기 때문이다. BBC는 "무소불위의 대통령제 하에서 러시아 의회의 역할은 대통령의 계획에 도장을 찍어주는 것에 그치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총선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고 전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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