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에 이런 저런 상을 수상했다고 알리는 책들이 있다. 수많은 책 중에서 한두 권을 골라야 하는 독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그런 책에 눈길이 가게 된다. 미국과 영국의 아동도서상에 대해 알아보았다.미국의 도서관협회에서는 다양한 상을 수여한다. 18세기 영국 출판인이자 판매자로, 값싼 아동도서를 많이 펴내 서민들도 책을 사볼 수 있게 한 뉴베리를 기념하기 위해 1922년부터 뉴베리상을 뽑고 있다. 칼데콧상은 그림책에 수여한다. 본상을 1권 선정하고 최종 심사에 오른 나머지 책에는 명예상을 수여하는데 미국 시민인 작가, 미국에서 출판한 책만을 대상으로 한다. 또 로라 잉글스 와일더 상은 3년에 한 번씩 좋은 어린이 책을 많이 낸 작가에게 준다.
작가의 국적에 상관없이 미국에서 출판된 책에 주는 상으로는 보스톤 글로브 신문과 혼북매거진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보스톤 글로브 혼북상과 뉴욕타임즈가 매년 10권씩 선정하는 올해의 우수그림책이 있다. 류재수의 '노란우산'과 이호백의 '도대체 그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가 지난해와 올해의 우수그림책으로 각각 선정돼 우리 그림책의 가능성을 전세계에 알렸다. 보스톤 글로브 혼북상은 문학, 비문학, 그림책의 세 분야로 나누어 분야별 1권의 본상과 2권의 명예상을 선정한다.
어린이 책 출판량이 많은 미국에서는 장르별로 추리동화, 역사동화, 과학도서 등에 주는 상도 있고 또 즐거운 독서를 위해 사서와 교사가 추천한 책 중에서 아이들이 뽑기도 한다.
영국에는 카네기상과 그리너웨이상이 있다. 카네기상은 그림책 이외의 아동도서에, 그리너웨이상은 그림책에 준다. 역시 도서관협회에서 주관하며 수상작에는 500파운드의 상금을 주어 작가가 지정하는 도서관에 책을 기증하도록 한다. 영어로 쓴 글에 영국에서 출판되거나 타국과 동시에 출판된 책이 심사 대상이다.
국제안데르센상은 격년으로 국제아동도서협회(IBBY)가 회원국에서 추천한 현존 작가 가운데 글 작가와 그림작가 각 1명에게 주는 상이다.
이 상들은 이미 오랜 역사를 가지고 국제적 권위와 공신력을 인정받아 수상작을 홍보하려는 특별한 노력이 필요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영국도서관협회의 수상작 선정 과정을 보면 아동문학가들의 잔치가 아니라 독자와 함께 하는 행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심을 거쳐 최종 심사에 오른 책들을 미리 발표하면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이나 영어 교사를 중심으로 읽기 모임을 만들고 도서관협회에서는 각 모임에 웹사이트를 만들어준다. 이 모임에서는 최종 후보작을 읽고 독서토론을 하거나 감상문을 올리고 상급학교 학생들이 초등학생들에게 그 책을 읽어주는 시간도 가지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그리고 모임별로 수상작을 점쳐보기도 하니 아이들이 책을 보는 객관적 시각을 키울 수도 있다. 진정 작가, 출판사, 도서관, 독자가 어우러진 독서문화라 하겠다.
/대구가톨릭대 도서관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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