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클레망 글·장석훈 옮김 실비 몽물리넥스 그림 배동바지 발행·7,800원
사랑, 평화, 정의, 행복 등 철학적 메시지를 시적인 문장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엮은 그림책이다. 하얀 새 한 마리가 바닷가에서 책을 발견한다. 새는 그 책에 쓰여있는 정의, 자유, 존엄, 관심 같은 말을 삼키고 날아올라 가난과 전쟁, 폭력과 경쟁, 슬픔과 외로움이 깃든 세상 곳곳에 뿌린다. 새는 해변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말을 빠뜨렸음을 깨닫는다. 바로 '사랑'이다. 다시 세상으로 날아가 그 말을 뿌리자 사랑이 지구를 온통 휘감는다. 이제 새는 사라지고, 책에는 아무런 글자도 남아있지 않다. 그 텅 빈 책이 놓여있는 해변에 아이들이 놀러와 새로운 낱말을 하나씩 적는다. 행복, 즐거움, 순수, 희망, 춤, 웃음, 여행…
기발한 착상으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이 책은 감동적이고 환상적이다. 백지상태의 커다란 책이 펼쳐진 바닷가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그린 마지막 장면은 미래 세대에 대한 어른들의 책임을 생각케 한다. 초등 고학년 이상.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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