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순형 대표는 5일 전북 전주를 방문, 본격적인 호남 민심 껴안기에 나섰다. 갤러리아 웨딩홀에서 열린 완산 지구당(위원장 이무영 전 경찰청장) 개편대회에는 추미애 김경재 김영환 상임중앙위원과 한화갑 박상천 전 대표, 정균환 총무, 강운태 총장 등 전·현 지도부와 김태식 이협 김홍일 의원 등 중진들이 총출동했다. 전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실상 민주당의 법통과 정통성을 인정해 준 것을 호재 삼아 '호남 굳히기'를 시도한 셈이었다.조 대표는 8일부터 수도권과 영남, 충청권의 지구당 개편대회에 잇따라 참석해 총선 행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전국 민생 투어를 통해 지난 달 전당대회 이후의 지지율 상승세를 전국으로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또 지구당 조직 정비와 영입 작업에도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조 대표는 이날 경선을 통한 상향식 공천 원칙을 강조, 계파간 '밥그릇 싸움'을 미리 경계했다. 강운태 총장은 "전국적 경쟁력을 지닌 인재를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호남 예찬론'을 통해 전북 민심을 잡는데 힘을 쏟았다. 조 대표는 전북도지부 간부들을 만나 "호남이 아니면 민주주의를 못 지켰을 것"이라고 추켜 세웠다. 이어 "'임진왜란 때 호남이 아니었으면 나라를 구하지 못했다"는 이순신 장군의 말까지 인용했다.
추 위원은 "새 색시 기분으로 친정에 인사드린다. '쪼까' 이해가 갑니까"라며 전라도 사투리로 지지를 호소했고 정 총무도 "분당의 어려운 상황에서 당원들이 전북도지부를 지켰다"고 격려했다. 조 대표는 "중앙당이 오히려 돈을 받아가야 할 처지"라면서도 도지부에 격려금을 전달, 박수를 받았다.
부안 핵폐기장과 양성자 가속기 사업 등 지역 현안에 대한 발언도 쏟아졌다. 조 대표는 "부안 사태는 절차를 무시한 정부의 책임이 큰 만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환 위원은 "양성자 가속기 사업은 핵폐기장과는 상관없이 유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지역 공약을 폈다.
이날 개편대회에는 2,000여명이 몰려들어 전당대회 이후 고무된 당 분위기를 실감케 했다. 조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배신 정치를 총선에서 심판하자"고 강조했고 이무영 위원장은 "초대 경찰총수였던 조병옥 박사의 뜻을 받들어 총선 승리의 월계관을 바치겠다"고 화답했다.
앞서 조 대표는 전주시장을 방문, 상인 및 주부들과 경제 상황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시장에서 만난 한 할머니는 조 대표를 수행한 추미애 위원을 보고 "참 젊고 예쁜 각시 얻었네"라고 말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전주=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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