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유명한 '튤립 투기'가 400년 만에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5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400년 전 수천명을 파산시킨 튤립 투기의 현대판 변종이 최근 네덜란드 투자자들을 파산 위협에 빠뜨리고 있다.
네덜란드의 노바캡 플로랄레스 퓨처펀드는 최근 튤립 신품종 개발을 내세워 투자자들에게 원금의 30%나 되는 고수익을 보장해 준다면서 총 8,520만 유로(123억 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120여명의 투자자가 10만 유로(1억4,000만 원) 이상씩을 쏟아부은 것이다.
그러나 튤립 구매자 주선 등 시장 중개자 역할을 맡은 시에르텔트 베미델링스 센트룸(SBC)이 튤립 구매자들과 체결한 계약에 말썽이 생기면서 문제가 터졌다. 총 200건의 튤립 구매 계약 중 일부가 취소되면서 SBC는 파산했다. 금융 당국은 즉각 조사에 나섰고, 투자자들은 결국 구매 계약이 모두 취소될 지 모른다면서 불안해하고 있다.
한 튤립 전문가는 "튤립 신품종을 개발하려면 20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며 개발했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사태는 17세기의 경우와 꼭 닮은꼴이다. 네덜란드에서 투기 광풍이 절정에 달했던 1637년 튤립 한 뿌리 값은 암스테르담의 최고급 저택을 살 수 있을 만큼 치솟았다. 하지만 투기 거품이 꺼지면서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 경제는 공황까지 겪게 됐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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