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최악이었다는 올해 경기를 반영하듯 대부분 기업들이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을 세우지 않은 가운데 일부 실적이 좋은 기업은 두둑한 성과급을 줄 예정이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지난해 국내 기업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40조원에 순이익 7조원을 돌파하며 4만7,000여명 전 직원에게 엄청난 규모의 '성과급 잔치'를 벌였던 삼성전자는 올해도 두둑한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지난해의 경우 기본급의 최고 150%를 생산성 인센티브로, 연봉의 10∼50%를 초과이익분배금으로 지급하고 전 직원에게 연봉의 500%까지 줬지만, 올해는 인센티브와 분배금만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도 임금협상안에 따른 성과급 200%와 정기보너스 100% 등을 이 달 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순익의 7%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MP3 플레이어 제조업체 레인콤도 3분기까지 350억원의 순익을 기록, 직원들이 설레고 있다.
기업에 상관없이 올해 가장 두둑한 성과급을 받게 될 업종은 수출 호조로 실적이 좋은 조선업계. 현대중공업은 통상임금의 200%인 성과급과 정기보너스 200% 등을 연말에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직원들도 각각 200%와 100% 정도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들어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백화점 등 유통업계와 경기침체로 실적이 악화한 시스템통합업계 등 정보통신기업들과 중소 기업들은 성과급을 주지 않을 방침이어서 직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내년초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지만 LG텔레콤은 주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사업부별로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삼성전자 내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와 휴대폰 사업부 등 '효자' 사업부 직원들은 두둑한 성과급을 기다리고 있는 반면 생활가전 사업부 등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마저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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