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리오니 글·그림 물구나무 발행·9,000원
이탈리아 출신 그림책의 거장 레오 리오니가 1960년 발표한 고전적 작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0여 년 전 번역·출간됐고, 출판사를 바꿔 다시 나왔다.
새한테 잡아 먹힐 뻔한 자벌레 한 마리가 기지를 발휘해 살아나는 이야기다. 스무 줄 남짓한 짧은 글을 조형성이 돋보이는 멋진 콜라주 그림이 받치고 있다. 과감한 생략과 집중으로 각 장면의 핵심을 단숨에 잡아내는 작가의 그림 솜씨가 놀랍다. 예컨대 자벌레가 왜가리의 다리 길이를 재어줄 때 화면에 보이는 건 왜가리 다리의 아래 부분, 그리고 화면 바깥 위쪽으로 뺐다가 다시 들어온 머리 뿐이다. 그 다리가 얼마나 긴지 표현하는 효과적 방법이다. 자벌레는 홍학의 목, 꿩의 꼬리, 큰부리새의 부리 길이도 재어준다. 그런데 밤꾀꼬리가 자기의 노래를 재어보라고 한다. 뭐, 노래를 재라구? 자벌레는 어떤 꾀를 내어 이 궁지에서 벗어날까. 4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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