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과 문자메시지(SMS) 등 전자·모바일 매체의 이용확대로 우편의 설 땅이 갈수록 좁아짐에 따라 우정당국이 우편물량 확보를 위한 마케팅에 팔을 걷어 붙였다.우정사업본부는 4일 카탈로그나 고지서 등 우편 물량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고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신규 기업고객을 발굴하기 위한 전담조직으로 마케팅 팀을 신규 발족시켰다고 밝혔다. 공무원 조직에 '발로 뛰고 민간기업을 고객으로 모시는' 영업 마케팅 부서가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전체 우편물량 가운데 기업 우편물은 약 78%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에서도 각종 고지서나 홍보책자, 카탈로그 등 정기발송이 많은 홈쇼핑·통신·금융·학습지 회사 등 4대 업종이 우체국의 메이저 고객을 형성하고 있다.
박재규 우편사업단장은 "월 우편물 1억원이 넘는 105개 기업을 최우량 고객으로 관리하는 한편 우편을 통한 직접마케팅(DM)의 장점을 적극 홍보함으로써 다른 대기업이나 중소기업도 우편물 활용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라며 "민간기업들이 운용하고 있는 고객관계관리(CRM) 기법을 우편업무에도 본격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정사업본부는 기업들이 DM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카탈로그 등을 원하는 날짜에 배달해주는 '지정일 배달제'를 우선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집에서 홍보물을 오래 볼 수 있는 토요일이나 공휴일 전날 배달을 희망하는 경향이 있다.
우정당국은 또 배달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아파트 단지로 가는 우편물에 대해선 요금을 깎아주는 '밀집지역 할인제(Density Discount)'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한편 대량 우편물 및 바코드로 사전분류된 우편물은 할인하는 방안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기업들의 고객 관리를 돕기 위해 반송우편물 주소를 데이터베이스로 업데이트해주는 서비스도 운용키로 했다.
전자·모바일 수단의 확대와 경기부진으로 우편물량은 지난해 55억통에서 올해 50억통 수준으로 사상 첫 감소가 예상되며, 내년에도 소폭의 마이너스가 전망된다. 물량감소는 특히 개인우편에 집중돼 중장기적으론 전체 우편량 중 기업우편이 90%를 넘어설 것으로 우정사업본부는 관측하고 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