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와 눈.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영원한 동경의 대상이다. 그 테마로 가득한 12월,사람들 가슴엔 바람이 든다. 들뜨고 환호하는 시즌이다.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울적함이 없을리는 없지만 새로움에 대한 기대와 덕담이 더욱 넘쳐나는 시기다.일년 내내 집안 구석구석 켜켜이 쌓인 묵은 공기를 몰아내고 그 빈자리를 새해의 희망으로 채워보자. 온 가족이 모여 트리를 장식하고 크리스마스 소품으로 집안을 꾸미다 보면 오랜만에 그 동안 잊고 있었던 대화와 미소가 살아나고 훈훈한 가족애가 솟아날 것이다.
이미 백화점과 인테리어 매장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농익었다. 인테리어 매장에서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연말 장식 아이디어를 배워봤다.
로맨틱 크리스마스/2001아울렛 모던하우스
크리스마스의 전형적 색상은 전나무, 붉은 리본, 혹은 포인세티아를 연상시키는 빨강과 초록이다. 하지만 다른 집과 비슷비슷한 장식이 지겹다면 분홍빛으로 로맨틱하게 꾸며보는 건 어떨까.
경기도 분당 2001아울렛 5층에 위치한 인테리어 매장 ‘모던하우스’ VMD팀 김안나 과장은 “내년에는 중후한 앤틱보다 여성스럽고 전원적인 ‘로맨틱 빈티지’가 유행할 것 같다”며 “레이스가 많이 달린 화려한 침구, 쿠션 등과 핑크색 트리를 매치하면 포근하면서도 화려한 로맨틱 크리스마스를 쉽게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부터 써오던 트리에 커다란 분홍 조화를 듬성듬성 꽂고 각 조화 사이를 레이스가 많이 달린 핑크색 리본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해준다. 그 밖에 구슬이나 고리 등 다른 장식도 분홍, 혹은 투명한 것으로 맞춰 장식하면 완성.
벽에 거는 둥근 리스(wreath)에도 트리와 같은 종류의 조화를 꽂아 꾸민다. 분홍빛의 꽃다발을 유리 꽃병에 꽂아 두면 분위기가 한결 살아난다. 투명하고 큰 보울(bowl)에 모양이 다른 분홍 구슬을 투명 구슬과 섞어 허전한 콘솔이나 식탁 위를 壤컸巒?좋다. 높이가 다른 기다란 유리병 서너 개에 위와 같은 구슬을 넣어 나란히 진열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테디베어 테이블 데커레이션/까사미아
요란한 술집에서 흥청망청 성탄전야를 보내는 것보다는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한해 동안 감사해야 할 것들을 돌아보는 것이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모습. 특별한 날을 위해 식탁에도 연말을 불러오자.
인테리어 전문점 ‘까사미아’에서 볼 수 있는 세련된 크리스마스 테이블 데커레이션은 몇 가지 소품으로 쉽게 완성할 수 있다. 연말 상차림의 중심이 되는 것은 식탁 가운데 장식하는 ‘센터피스(centerpiece)’. 작은 포인세티아 화분이나 인테리어 매장에서 6,000~1만5,0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용 초를 접시에 얹어 장식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
혹은 트리에 장식하는 방울을 크기가 다른 넓은 접시 두세 개에 켜켜이 쌓아 독특한 센터피스를 만들어보자. 투명 보울 위에 유리 접시를 깔고 붉은색 천을 덮은 후 방울을 한 겹 두른다. 그 위에 아래 접시보다 지름이 약간 작은 투명접시를 놓은 후 또 한 층의 방울을 놓으면 나무 모양을 연상케 하는 간단한 센터피스가 완성된다. 포근한 느낌의 테디베어 구슬은 14개들이 한 상자에 3만3,000원.
크리스털 와인 잔과 깔끔한 접시를 준비하고 테이블 양쪽에 기다란 양초 두개를 연말 느낌의 촛대에 꽂아 장식하면 완성. 식탁의 주 색상이 너무 많으면 지저분하고 조잡해 보이므로 조심한다. 까사미아 VMD팀 김예성 대리는 “어린이가 있는 집이라면 빨강과 초록으로 발랄하게, 아이가 다 자랐다면 금색, 혹은 은색을 빨강과 섞어 세련되게 꾸미고 어르신이 계신 집은 초록과 금색을 주로 써 고급스러운 느낌을 줄 것”을 제안했다.
선물과 촛불로 꾸민 계단/태홈
패션 디자이너 진태옥씨가 두 아들 노승욱, 노상원씨와 함께 지난달 문을 연 인테리어 매장 ‘태홈’. ‘공간과 여백’이라는 테마에 걸맞게 태홈의 크리스마스 데커레이션은 트리 하나 찾을 수 없을 만큼 모던하면서도 심플한 것이 특징이다.
노승욱 대표는 “다른 인테리어를 죽이는 크리스마스 장식보다는 있는 것을 살리면서도 약간의 느낌만 더하도록 고려했다”며 “붉은색으로 포장된 5만~25만원의 크리스마스 선물용 패키지를 데커레이션에 활용했다”고 말했다.
미리 준비해 예쁘게 포장한 성탄 선물은 트리 아래 두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이를 계단이나 선반에 장식하면 기대에 부푼 연말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빨강, 초록 등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색상으로 포장을 통일하고 굵은 양초와 함께 번갈아가며 포장된 선물을 놓는다. 넓은 나무 받침에 양초를 얹으면 허전해보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선물 옆에 꽃시장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인조 전나무를 자연스럽게 두어 장식하고 솔방울 몇 개를 곁들여 완성한다. 성탄전야에 초에 불을 밝히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소박한 선물을 하나씩 뜯어볼 생각만으로도 12월 한 달 분의 행복이 몰려올 것이다.
/글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사진 최흥수기자 choissoo@hk.co.kr
■어디서 살까
나무, 구슬, 양말, 리본, 양초…. 예쁜 연말 장식을 위해 준비할 것을 어디서 사면 가장 좋을까.
서울 고속터미널 상가는 다양한 크리스마스 용품을 한번에 쇼핑할 수 있는 곳이다. 고속터미널 경부선 3층 꽃시장 중 절반을 차지하는 조화 코너에는 인조나무, 고리, 오아시스, 리본 같은 크리스마스 장식용 재료가 많다. 완성된 장식은 인테리어 매장이 밀집된 지하에서 찾을 수 있다.
서울 서초동의 '하선데코(02_588_1689)'는 수입 트리와 소품을 판매한다. 눈처럼 보이는 깃털이나 진짜 진주로 엮은 장식 등 다른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물건이 많아 스타일리스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백화점에 납품하는 제품을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는 것이 장점. 이 밖에 숭례문 상가 지하 수입상가에도 각종 수입 장식이 많다.
세계적인 파티 플래너 케빈 리의 성탄 장식 아이디어를 감상할 수 있는 '케빈리 컬렉션(02_3467_8520)', 조명 제품이 많은 황덕기술단(02_3442_0860), 로맨틱 소품이 풍부한 '로빈힐(02_515_4617)', 건물 전체가 트리와 장식으로 가득한 삼오FMC(02_3463_8135)도 크리스마스 쇼핑을 즐겁게 한다.
■아이디어 트리
빨간 옷의 산타클로스와 반짝이는 전구. 가끔은 천편일률적이고 전형적이기만 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지겹게 느껴질 때가 있다. LG데코빌 범승규 선임디자이너는 “정형화된 인테리어 대신 개인의 취향과 개성에 따라 집을 꾸미는 사람이 늘고있다” 며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원한다면 일반적인 장식이나 트리 대신 작은 소품 등을 활용해 연말 분위기를 연출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좁은 집에 대형 트리는 부담스럽다. 상식과 편견을 뛰어넘으면서도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 독특한 크리스마스 트리들을 살펴보자.
☆ 벽에 붙이는 평면 트리
나무를 따로 구입하기가 부담된다면 벽에 붙이는 평면 트리를 만들어보자. 장식으로 쓰이는 꼬마전구 전선을 트리 모양으로 벽에 붙이고 위쪽에 작은 별을 달아 완성한다. 유리창에 붙이면 반짝이는 불빛이 외부에서도 보여 아름답다.
길게 늘어지는 초록빛 술이나 갈란드(garlandㆍ나무나 꽃으로 엮은 줄)를 나무 모양으로 벽에 붙여주기만 해도 따뜻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연출된다.
☆ 폐품 리본을 활용한 트리
선물을 받거나 케이크를 살 때마다 따라오는 각양각색의 리본을 이용해 만드는 재활용 트리도 재미있다. 두꺼운 하드보드지를 나무 모양으로 자른 후 색상을 맞춰 리본을 일렬로 이어 붙여 만든다. 완성된 작품은 양초나 액자가 놓여있는 콘솔 위에 둔다.
☆ 양초를 이용한 로맨틱 트리
값싸고 구하기 쉬운 양초를 정성스럽게 배치해 만든 약식 트리는 로맨틱한 느낌을 더한다. 테이블에 검정색 벨벳 패브릭을 깔고 같은 크기와 모양의 빨강 초를 나무 모양으로 놓는다. 가운데 빈 공간에 말린 장미나 포푸리 등을 넣으면 은은한 향기가 낭만적인 무드를 더한다. 사랑하는 연인과 단 둘이 보내는 크리스마스에 제격.
☆ 커튼에 다는 은방울 트리
반짝이는 소재로 만들어 거울 같은 느낌을 주는 트리용 구슬을 리본으로 묶어 두꺼운 겨울 커튼에 나무 모양으로 매단다. 투명한 유리 소품도 함께 매치하면 잘 어울린다. 각각의 장식을 가는 리본으로 연결해 커튼을 움직일 때마다 자연스럽게 흔들리도록 하는 것이 포인트.
/글 김신영기자 사진 LG데코빌 공간사랑 제공
■리스 만들기
문입구에 걸어두는 둥근 리스(wreath)는 아기 예수를 영접한다는 뜻을 지닌 크리스마스 단골 장식이다. 완성된 것을 구입하는 것도 좋지만 직접 만든다면 기쁨은 두 배가 된다. 플라워 스쿨 '소호&노호(www.sohoandnoho.com)'의 이혜경 원장이 간단히 제작할 수 있는 리스 두 가지를 소개했다.
구하기 쉬운 소재로 만든 기본형 리스
반가움을 표현하는 리스는 문에 걸어두는 것이 기본이다. 둥근 오아시스를 물에 촉촉하게 적시고 주목으로 전체를 덮는다. 그 후에 오리나무와 에레루카그린을 듬성듬성 꽂는다. 주목, 오리나무, 에레루카그린은 연말 장식용으로 흔히 쓰이는 식물로 꽃시장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여기에 금색의 작은 진주나 구슬을 꽂은 후 흰색 리본을 아래에 늘어뜨려 완성한다.
오아시스가 마를 때마다 스프레이로 적셔주면 한 달 정도 싱싱함이 유지되고 적시지 않고 쓰는 우레탄을 대신 쓰면 나무가 자연스럽게 마른다.
초와 함께 하는 장식장용 리스
집집마다 낮은 장식장 하나씩은 있기 마련. 리스를 응용한 양초 장식으로 벽난로 같은 느낌으로 꾸며보자. 집에 있는 다양한 모양의 유리병 대여섯 개를 모아 병 아래 자잘한 스티로폼을 깔고 흰색 초를 얹어준다. 스티로폼 대신 굵은 소금을 넣어주면 마치 흰 눈이 내린 것 같은 느낌이 난다.
꽃시장에서 회향목 같이 작은 잎으로 장식된 조화 철사를 사서 유리병 위에 두 번 정도 리스 모양으로 둘러준다. 유리병 아래 사이사이로 인조 솜을 깔거나 트리용 미니 전구를 자연스럽게 겹쳐 지나게 하면 아름답다.
/김신영기자
입력시간 : 2003-12-0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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