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미국프로야구에서 활약했던 한국인 메이저리거 서재응(26·뉴욕 메츠)과 최희섭(24·플로리다 말린스)이 4일 경남 남해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아디다스 야구캠프에서 만나 내년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광주일고 2년 선후배 사이인 두 선수는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100여명이 넘는 꿈나무들의 손을 잡고 투구와 타격 폼을 바로 잡아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심판에게 깍듯한 인사를 했던 서재응은 어린 선수들에게 마운드에 올라가면 모자를 벗고 90도로 인사하라고 주문하는 등 예절 교육도 잊지 않았다.최희섭은 광주일고 입학 당시 주장이었던 서재응을 보자마자 "캡틴"이라고 부르며 올 시즌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도약한 선배의 성공을 축하했다. 서재응도 시카고 컵스에서 말린스로 트레이드된 최희섭에게 "말린스와 메츠가 같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인 만큼 맞대결할 기회가 생겨 앞으로 나에게 잘 보여야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피할 수 없는 한국인끼리의 투타 대결을 벌이게 된 두 선수의 인터뷰를 정리했다.
■ 서재응 인터뷰
―내년에 후배 최희섭과 맞대결을 벌이게 된 소감은.
"후배와 격돌하게 돼 기분이 묘하다. 공격적인 피칭을 하겠지만 승부는 당일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수 있다고 본다."
―최희섭의 단점을 지적한다면.
"희섭이가 낙차 큰 변화구에 약한 걸로 안다. 하지만 희섭이의 경기 모습을 중계를 통해 많이 보았는데 그것만으로는 약점을 안다고 할 수 없다. 고교 시절보다는 서로가 실력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에 경기를 해봐야 겠다."
―내년 시즌을 전망한다면.
"아직 제4선발이나 제5선발 같은 보직을 통보받지 않았다. 내년에도 목표는 선발 로테이션 잔류이고 보직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스프링캠프가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다."
―내년 시즌 목표는.
"승수는 팀 타선의 지원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나는 방어율을 낮추는데 전념할 것이다."
―오늘 어린 선수들을 지도한 소감은.
"지도자가 정말 어렵다고 느꼈다. 아직은 지도자가 될 생각이 없지만 만약 지도자가 된다면 선수 시절보다 더 많은 열정으로 가르치고 싶다."
■ 최희섭 인터뷰
―내년 시즌 한국 투수들과 대결하게 됐는데.
"내년 시즌에는 야구가 더 재미있을 것이다. 특히 고교 선배 재응이형과의 대결은 후배이기 때문에 편하게 경기할 수 있을 것이다. 재응이형이 많이 봐줄거예요. 그렇죠? (웃음)"
―서재응의 투구를 평가해 본다다면.
"고교 시절에 보았던 공이 아니었다. 사실 고교 때 (김)병현이(24·보스턴 레드삭스)형과도 같이 생활했는데 재응이형의 공은 잘 치지 못했다."
―고교 시절 서재응과 대결해 보았을 텐데.
"한번은 재응이형이 직구만 던질테니 쳐보라고 했는데 내가 홈런을 쳤다. 그랬더니 재응이형이 '안타 치라고 했는데 홈런을 치냐'며 핀잔을 줬다."
―이제 새 팀으로 이적했는데.
"플로리다에는 왼손타자가 많이 없다. 장타력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내년 시즌 목표는.
"전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 600타석 정도에 홈런 20개 이상이 목표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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