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이재욱 부총재보는 4일 기자회견을 갖고 "1998∼2000년 중 외환보유액 운용수익률은 국제 투자은행들의 기준 투자수익률(연 6.14%)을 상회했고, 최근 3년간은 통화안정증권 이자율(2년물 연 6.02%)보다 높았다"고 밝혔다.한은이 외환보유액의 운용수익률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것은 처음으로 지금까지 전세계 어느 중앙은행도 공개한 적이 없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 부총재보는 "11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 1,503억 달러 중 16%인 234억 달러는 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으로 사들인 외화로 정부 소유분이며, 나머지는 한은 고유 자산"이라고 밝혔다. 정부 소유분은 외평채 발행이 급증하면서 작년 말 145억 달러에 비해 61.3%(89억달러) 증가했다.
이 부총재보는 "현재 외환보유액 운용의 수익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가 추진 중인 한국투자공사(KIC·외환보유액 해외투자 전담기관) 신설에 반대한다"며 "정부 소유 외환보유액도 KIC에 맡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부총재보는 이어 "위기시 1년 자금이탈 가능 규모는 900억∼1,000억 달러로 추산되지만 우리나라는 더 필요하다"며 "남북통일이 되면 외환보유액 3,000억 달러도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선진국들이 동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이 과다하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환율절상을 유도하기 위해 우회적으로 환율정책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라며 과다 논란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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