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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스키장 부상 예방·응급조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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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스키장 부상 예방·응급조치법

입력
2003.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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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본능을 따르듯 겨울이면 흰 산을 찾는 스키ㆍ보드족. 그 질주의 매력 뒤엔 부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크게 부러질 정도의 부상만이 전부가 아니다. 괜찮겠지 라며 무시하고 지나쳤다가 정작 시즌이 끝난 봄부터 고생이 시작되는 작은 부상의 후유증이 이에 못지않게 위험하다. 부상 없이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는 요령과, 부상 후 올바른 대처방법을 알아보자.◆어떤 부상이 많은가

스키는 무릎의 연골ㆍ인대 손상, 스노보드는 척추와 손목의 골절이 가장 많다. 대한정형외과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스키 부상의 72%가 다리 부위로 그 중 무릎 손상이 첫번째로 꼽힌다. 하체는 스키부츠에 고정된 채 상체만 돌아간 상태에서 넘어져, 무릎 관절의 연골이나 인대가 손상되는 것이다. 인대를 다치면 무릎이 멋대로 흔들리거나 힘이 빠지고 붓고 아프다. 연골을 다치면 무릎에서 소리가 나면서 펴거나 구부리기가 힘들어진다.

또 폴을 잡고 넘어질 경우 엄지손가락의 인대 파열 위험이 크다. 넘어지면서 폴을 놓은 경우보다 폴을 잡고 있을 때 부상할 가능성이 3.5배나 높다는 것이 보고됐다. 폴이 땅에 닿으면서 받는 충격이 손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넘어질 땐 폴을 미련없이 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보드는 점프를 하는 경우가 많아 바닥에 떨어지면서 충격을 받아 발목, 허리, 목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골절이 많다. 또 스키와 달리 옆으로 넘어지지 않고 수직방향으로 넘어지기 때문에 엉치뼈에 금이 가거나 땅에 짚은 손목이 부러지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점퍼 골절(jumper’s fracture)’이라는 말이 나온다.

◆언제 부상당하나

초보자, 피곤이 쌓이는 오후 시간에 부상 위험이 높다. 스웨덴의 엔 에릭슨 박사에 따르면 스키인구 1,000명에 3~7명꼴로 부상을 당하는데 대부분이 4년 이내 경력자이며 1년 이내 초보자가 32~35%를 차지한다. 초보자 티가 나더라도 엉덩이 패드 등 보호장구를 챙기는 데에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

하루 중엔 오전 부상률이 32%인데 반해 오후 부상이 68%로 높다. 특히 오후 3~5시 부상빈도가 36%로 가장 높다. 피로가 가중되는 시간인 데다가 눈이 서서히 녹아 스키의 회전력이 감소되기 때문이다.

또 스키를 3시간 탄 후 가장 많은 부상을 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로가 누적되면서 짜증이 나고 판단력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피로를 느끼기 전 미리미리 휴식을 취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부상 막으려면

잘 타는 것보다 잘 넘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스키는 넘어질 때 일단 폴부터 놓는다. 그래야 손목이나 엄지손가락이 안전하다. 때문에 손잡이 줄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폴을 놓은 뒤 양팔을 앞으로 뻗고 다리를 모아 앉는 자세를 취하면서 옆으로 쓰러지면 무릎이 꺾이지 않아 무릎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멀쩡하게 넘어진 뒤 뒤이어 내려오는 스키어와 충돌하는 일도 부상의 큰 비율을 차지한다. 넘어진 뒤에는 위쪽을 살피며 슬로프 가장자리로 피해야 한다.

보드는 무엇보다 무리한 점프를 삼가야 한다. 점프 후 눈 위에 착지할 때는 무릎을 약간 굽히면 척추에 충격이 덜 간다. 뒤로 넘어질 때는 손목으로 바닥을 짚지 말고 손과 머리를 가슴쪽으로 웅크리는 것이 좋다.

모든 운동이 다 마찬가지지만 특히 겨울 스포츠는 준비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스키나 보드를 타기 전 10분 이상 땀이 약간 날 정도로 스트레칭을 해 근육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잘 넘어지지 않고, 넘어지더라도 부상이 적다.

스키장에 나서기 전 평소의 체력단련도 중요하다. 평소 아무 운동도 하지 않다가 갑작스레 스키를 타면 근육이나 관절뿐 아니라 심폐기능 등에 무리가 오기 쉽다.

스키는 대퇴부와 둔부, 복부 근육을 주로 이용하는 스포츠이므로 이 근육을 튼튼하게 해 놓자. 자전거 타기는 다리의 근육을 강화하면서 심폐기능까지 향상시키는 가장 좋은 ‘스키 준비운동’이다. 외국 프로 스키어 중 여름엔 사이클 선수로 활약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 우연만은 아니다.

◆부상을 당했다면

크건 작건 부상 후엔 적절한 조치가 따라야 한다. 일단 머리를 부딪혔거나 뼈가 부러질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면 일단 움직이지 말고 구급요원을 부른다. 얼마나 다쳤는지 살펴보려고 이리저리 만지거나 움직였다가 자칫 혈관이나 신경을 건드리면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부목 등으로 상처 부위를 고정시킨 후 움직여야 더 큰 손상을 막을 수 있다.

관절이 붓고 아픈 경우 2~3일간 냉찜질을 하면 부기가 가라앉고 내부 출혈도 막을 수 있다.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한 온찜질은 냉찜질로 상태를 안정시킨 후 해야 한다. 그러나 통증이 심하다면 인대가 파열된 것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작은 부상이라고 무시하는 건 금물이다. ‘조금 삔 걸 갖고 뭘….’하고 폐장 날짜를 세어가며 계속 스키를 즐기다간 예기치 못한 ‘고통의 봄’을 맞을지 모른다. 스노보드를 탄 후 항문 주위가 계속 아프다면 꼬리뼈에 금이 간 것이므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를 무시하고 일터로 돌아와 오래 앉아있거나 장시간 운전을 하면 통증이 만성화해 점점 참기가 어려워진다. 무릎 관절도 관절 주위에 근육과 인대가 균형을 이루고 체중을 받치는 부위이므로 조금이라도 손상이 있다면 제대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성 무릎 관절염은 더욱 치료가 어렵다.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안진환 박원하 교수ㆍ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서승우 교수ㆍ나누리병원 장일태 원장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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