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따뜻한 한국인들이 이라크의 평화를 위해 더욱 목소리를 높여줬으면 좋겠어요."이라크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지난 23일 방한한 아말 후세인 알완(13·사진)양은 3일 "이곳에서 한국인들의 피격소식을 듣게 돼 마음이 아팠다"며 위로의 말부터 건넸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앳된 얼굴이지만 아말은 이라크전 발발 직후부터 전쟁의 참혹한 모습을 담은 자신의 일기를 미국 일간지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에 연재하면서 '이라크의 안네 프랑크'란 별명을 얻었다.
지난주 이라크인들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 바쁜 일정을 보낸 아말은 "한국 사람들이 이라크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이라크에는 없는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 힘으로 우리를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말은 또 "한국인 피격사건도 이슬람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비이라크인의 소행으로 보여진다"며 미안함을 나타낸 뒤 "이라크 내 반군세력은 이라크의 안정이 아닌 혼란을 바라는 세력이며 이라크의 평범한 사람들만 무고한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말은 이어 "파병반대를 외쳐온 한국인들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전투병 대신 의료지원이나 학교건설 등에 필요한 민간인들을 보내주는 것이 진정으로 이라크를 위하는 길임을 깨달아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현지상황을 외부에 알리기 위해 지금도 꼬박꼬박 일기를 쓰고 있다는 아말은 "미군이 이라크내 언론자유를 통제하고 있어 왜곡된 사실들이 외부에 알려지고 있다"며 "한국 사람들이 이라크 사람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주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교통사고로 부친을 잃은 뒤 어머니, 남매들과 함께 조그만 아파트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아말은 "이라크와 이라크 국민들이 전쟁의 아픔을 딛고 더욱 발전하는 게 소원"이라며 "지금은 어서 빨리 학교로 돌아가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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