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연말에는 언제나 풍성한 무대가 펼쳐진다.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공연을 보면서 평온하게 한해를 정리해 보자.
지름 40m 규모의 대형 원형 무대로 선보이는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은 18일부터 24일까지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된다. 작품의 배경이 된 프랑스 파리를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의 샹젤리제 거리' 분위기로 재현, 관객들에게 푸치니 특유의 서정적 아리아 선율과 함께 연말의 화려한 분위기를 한껏 느끼게 한다는 게 주최측의 설명이다. 무대에 실제로 눈이 내리게 할 계획이다. (02)581―1377
서울예술단의 뮤지컬 '크리스마스 캐롤'도 12일부터 28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펼쳐진다. 구두쇠 스크루지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참된 행복을 찾게 된다는 찰스 디킨스의 원작 소설을 뮤지컬로 재구성했다. 역시 무대를 유럽의 크리스마스 풍경으로 꾸몄고, 체코 작곡가 데니악 바르탁이 음악을 작곡했다. (02)523―0986
영어로 하는 가족 뮤지컬 '싱어롱 산타'도 3일부터 28일까지 서울 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빨간 옷에 싫증이 난 산타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그렸다. '징글벨' '루돌프 사슴코' 등 익숙한 캐롤을 배경으로 깔았다. (02)599―5743
3년 째 변함없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하는 피아니스트 론 브랜튼의 공연 '재즈 크리스마스'는 매년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금호아트홀 오후 8시 공연한국인 부인과 함께 한국에 머물고 있는 그는 크리스 바가의 비브라폰 연주와 함께 각종 크리스마스 캐롤을 편한 재즈로 편곡해 들려준다. (02)581―0998
재즈 보컬 윤희정은 23일 오후 8시 워커힐 호텔 가야금홀에서 크리스마스 재즈 디너쇼인 'Compassion'을 마련한다. 11인조 윤희정 밴드와 8명의 코러스로 공연을 꾸미고, 포즈댄스 씨어터의 6명의 재즈 댄서가 안무를 꾸몄다. 일본의 여성 10인조 살사 밴드인 '손레이나스'도 찬조 출연한다. (02)450―4504
인기 절정의 소프라노 조수미는 팝페라 가수 알렉산드르 사피나와 함께 크로스오버 콘서트를 연다. 21일과 24일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 '브로드웨이 뮤지컬 하이라이트'라는 제목으로 사피나와 함께 유명 뮤지컬 넘버, 캐럴, 성가곡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최선용이 지휘하는 우크라이나 팝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는다. 이어 27일에는 인천 주안 장로교회 부평성전, 31일에 제주 국제 컨벤션센터에서도 각각 콘서트를 갖는다.
오케스트라의 송년 콘서트 역사는 오래됐다. 가장 오래된 기업 사은행사인 외환카드 주최, 미추홀예술진흥회 주관의 송년음악회가 올해로 15회 째를 맞는다. 10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박은성이 지휘하는 수원시향과 첼리스트 김민지, 소프라노 조경화, 테너 류정필이 출연한다. 수익금 전액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보낸다. 외환카드로 구입시 50% 할인. (02)391―2822
코리안 심포니도 어김없이 송년음악회를 연다. 15일 오후 7시30분 세라믹 팔레스홀. 피오트로 보르코프스키의 지휘와 라정혜의 피아노 협연으로 멘델스존의 '피아노 협주곡 2번' 등을 연주한다. (02)523―6258
금난새가 지휘하는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해피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연다. (02)533―8744
음악회 중에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을 하고,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예술의전당의 송년 프로그램인 '제야 콘서트'도 어김없이 계속된다. 올해는 박정호가 지휘하는 코리안 심포니의 반주로 바리톤 더그 라브렉, 소프라노 엘리자베스 디 그라치아와 함께 브로드웨이 뮤지컬 넘버들로 꾸몄다. (02)580―1300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피아니스트 김대진도 크리스마스 공연을 마련한다. 23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김대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콘서트'.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첼리스트 틸만 위크, 기타리스트 장승호도 특별출연, 크리스마스 캐롤에서부터 실내악곡, 협주곡까지 감미로운 곡들을 선사한다. (02)580―1300
극단 모시는사람들은 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예술회관에서 1969년 제1회 아동문학상을 수상한 권정생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강아지똥'을 공연한다. 길가에 버려진 강아지똥조차 민들레를 키워내는 거름으로 남을 키워내는 소중한 영혼이라는 걸 보여주는 연극으로 온 가족이 같이 볼 수 있게 기획됐다. (031)230―3242
정동극장에서는 6일부터 31일까지 현대인형극회의 '2003 크리스마스의 꿈'이 무대에 오른다. 주인에게 버려진 60여종의 줄 인형들이 창고에서 펼치는 한바탕 놀이다. 2001년 연말에 초연 당시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인형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현란한 춤 솜씨를 자랑하는가 하면 성대모사까지 한다. (02)751―1500
'호두까기 인형'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관객 곁을 찾아간다. 16년째 크리스마스 시즌에 격돌해온 국립발레단, 유니버셜발레단 외에도 올해에는 서울발레씨어터도 같은 기간에 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국립발레단은 13일부터 14일까지는 수원에 위치한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20일부터 27일까지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인다. 국립 발레단이 자랑하는 스타 김주원이 '마리'역을 이원철이 '왕자'역을 맡았다.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을 33년간 이끈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버전을 따랐으며 의상과 소품도 원작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러시아에서 직접 들여왔다. (031)230-3242∼7, (02)580―1300
국립발레단의 영원한 맞수 유니버셜 발레단은 18일부터 30일까지 리틀엔젤스 예술회관((02)2204-1041∼2)에서 호두까기 인형을 공연한다. UBC의 경우 마임이 많아 줄거리 이해가 쉽고, 어린이 무용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풍부해 어린이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었다. 제임스 전이 상임 안무가를 맡고 있는 서울 발레씨어터는 19일부터 24일까지는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 27일부터 28일까지는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서 각각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인다. (02)3442―2637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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