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전시가 무겁고 깊어야만 하는 것인가. 미술은 인간을 감동시키고 기쁘게 하고 평안과 여유를 되찾게 해야 한다."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아트센터에서 2일 개막, 11일까지 열리고 있는 '12월의 꿈―아름다운 미술 이야기'는 기획자의 말처럼 미술 본연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전시다.회화 입체 도예 사진 금속·섬유공예의 중진부터 신진까지 25명의 작가가 개인전 형식으로 독립 부스를 만들어 작품을 전시한다. 고도의 색감으로 우리의 삶을 표현해 온 한국화가 장혜용씨는 특유의 환상적 붓 터치를 살린 신작 누드를 선보인다. 빈 의자 그림을 통해 시간과 기억, 부재(不在)를 다루는 지석철 홍익대 교수도 누드가 담긴 근작을 보여준다. 김재학, 김일해, 박훈성씨는 각각 절정의 기량을 입증하는 개성적 꽃 그림으로 정물화의 아름다움을 한껏 느끼게 한다.
스테인레스 조각 작업으로 잘 알려진 도흥록씨도 장인 정신이 돋보이는 퍼즐 작업을 내놨다. 정현숙 대진대 교수는 특유의 황금빛 원형을 모티프로 한 추상화로 생사의 시간을 사유하게 하고, 젊은 작가 한젬마씨는 못을 소재로 삼아 인간의 관계를 표현한다.
이들과 함께 김동철 김선두 김재관 이목을씨의 회화, 국경오씨의 석조각, 김경식씨의 전통 도예도 눈길을 잡는다. 추운 겨울날에 미술의 따뜻함을 느껴볼 수 있는 전시다. (02)391―1541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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