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정신지체 손녀 살해 / 치료비 빚 생활고… 자신도 독극물 자살기도

경남 고성경찰서는 3일 아들의 생활고를 덜기 위해 정신지체 1급장애자인 손녀(10)를 살해한 이모(78·여·고성군 마암면)씨를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달 5일 오후 7시30분께 고성군 거류면 작은아들 최모(38)씨의 집에서 아들 부부가 일을 나간 사이 손녀에게 독극물을 탄 물을 떠먹여 숨지게 한 혐의다.이씨는 아들 최씨가 출생 이후 말을 하지 못하고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는 등의 장애를 앓고 있는 딸의 치료를 위해 4,000여 만원의 빚을 지는 등 힘들게 사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10여년 전 6명의 자녀 중 4명이 교통사고와 지병으로 먼저 죽은 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청산염을 먹고 자살하려고 장독대에 보관해 오던 청산염을 꺼내 손녀를 살해한 뒤 자신도 자살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는 딸이 지난해 정신지체에다 간질까지 앓자 부산의 병원에서 3개월간 입원치료를 시키면서 빚이 불어났으며 자신은 건설현장에 막노동 일을 나가고 부인(35)은 식당일을 하며 어렵게 생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이동렬기자 dy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