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사진) 미국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TO)로부터 위법판정을 받은 철강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의 철회 여부를 놓고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다.이를 반영하듯 2일 대선 자금 모금을 위해 미국 내 대표적인 철강 생산지인 펜실베이니아주를 찾은 부시 대통령은 세이프가드 문제에 대해서는 시종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는 세이프가드 유지를 바라는 철강업자 등 지지자들이 두시간 반 만에 85만 달러를 기부하는 동안 이라크 재건과 미국 경기회복세 등 만을 강조했다. 토머스 어셔 US스틸 회장이 "철강산업에 대한 공약을 지키라"라고 호소했지만 부시 대통령은 "그것은 어렵고 복잡한 문제"라며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만 대답했다.
미 언론들은 "백악관의 입장이 '세이프가드 철회'쪽으로 사실상 기울었다"고 예상하면서도 "막판까지 부시가 입장 표명을 꺼리는 것은 이 문제가 부시 행정부의 '정치적 딜레마이자 도박'이기 때문"이라고 전하고 있다. 나름대로의 표 계산 끝에 백악관이 세이프가드 철회를 선택했지만, 이 같은 결정이 표면화할 경우 각 주의 표심은 물론, 철회 결정이 미칠 정·재계의 파장에 대해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사설을 통해 "부시가 무역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며 "이는 그의 재선에 도움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지만 장래 미국 경제 이익에는 확실한 해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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