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댄스가 백화점 문화센터의 인기 강좌가 된 지는 이미 오래다. 국내 재즈댄스 관객이 수십만 명을 넘어섰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정작 제대로 된 재즈댄스 공연은 보기 어렵다. 재즈댄스가 뮤지컬에서 배우들이 선보이는 춤이나 다이어트용 운동 정도로만 여겨지는 가장 큰 이유다.그런 점에서 5∼7일 서울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2003 '인터내셔널 댄스 미팅 포즈'(International Dance Meeting) 는 반가운 공연이다. '인터내셔널 댄스 미팅 포즈'는 재즈댄스의 본고장인 미국의 무용단을 초청해 국내 재즈댄스와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페스티벌로 2000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발레, 현대무용, 재즈댄스로 엄격하게 나눠진 장르 간 경계 허물기와 넘나들기를 시도하는 컨템포러리 재즈댄스를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자리다. 이번에는 우현영의 '포즈 댄스 시어터'(한국), 데릴이거가 이끄는 '오디세이 댄스 시어터', 웨스 벨딩의 '웨스 벨딩 무브먼트', 제이슨 파슨스의 '파슨스 댄스 프로젝트'(미국) 등이 참여한다.
포즈댄스 시어터가 선보일 '사하라시스'는 사하라 사막과도 같은 현실에서 고통 받으면서도 오아시스를 꿈꾸는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여성의 아름다움과 비례, 대칭, 조화의 구조를 춤으로 풀어냈다. '사하라시스'에서 8명의 여성 무용수는 24분 간의 공연 내내 다양한 테크닉과 힘있는 동작들을 펼쳐 보인다. 쉴 틈을 주지 않고 이어지는 무용수들의 춤은 재즈댄스가 왜 대중성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우현영 포즈 댄스 시어터 예술감독은 "재즈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고 해서 다 재즈댄스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빠른 몸짓을 통해 자유로움을 한껏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연을 위해 만든 음악과 디자이너 박윤정이 만든 무대 의상도 자연스럽다.
2000년 토니상을 수상한 데릴이거가 이끄는 오디세이 댄스 씨어터의 '레인'은 재즈의 리듬감을 한껏 살려낸다. 브로드웨이 쇼뮤지컬을 연상시키는 화려함이 특징이다. 웨스벨딩의 작품 'Now'는 시각적 이미지가 돋보인다. 에디트 피아프의 음악에 맞춰 2명의 남녀무용수가 듀엣으로 춤추는 '더 키스'는 사랑 이야기를 세련된 재즈 테크닉으로 풀어낸다. 문의 (02)―3141―1770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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