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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재경부 성급한 샴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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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재경부 성급한 샴페인

입력
2003.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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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냉장고 판매의 최고 대목인 겨울철이 왔는데도 가전업계는 울상이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판매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80만원짜리(150리터기준) 김치냉장고가 홈쇼핑에서 59만원에 덤핑 판매되는데도 재고는 좀처럼 줄지 않는다. 르노삼성차는 재고 누적으로 생산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백화점도 매출 끌어올리기에 비상이 걸렸다.수출을 제외한 실물경기 전반이 환란이후 최악의 불경기로 신음하고 있는데도 재정경제부가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발표한 데 대해 말들이 많다. 정부가 경기회복 조급증에 빠져 또 다시 샴페인을 일찍 터뜨렸다는 비난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경기바닥론에 찬물을 끼얹기라도 하듯 3일 전경련이 발표한 12월 기업 경기실사지수(BSI)는 98.7을 기록, 4개월 만에 100 이하로 떨어졌다.

굳이 지표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LG카드의 유동성위기로 비롯된 금융시장 불안, 신용불량자 문제, 청년실업자 급증으로 경제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외신들 마저 여야의 정쟁과 불법 대선자금수사로 한국경제가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대로 가다간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세에 동참하지 못하고 우리경제만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댈 수도 있는 형국이다.

이런 시점에서 아무리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고는 해도 정부가 앞장 서 경기바닥 탈출을 선언한 것은 너무 성급했다. 내년 선거를 염두에 두고, 경기침체에 지친 국민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면 더욱 문제다. 기업들이 원하는 것은 정부의 립 서비스가 아니다. 국내외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기업의 위축된 투자심리를 북돋워주는 믿음직한 정부의 모습을 보고 싶다.

이의춘 경제부 차장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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