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언 등으로 한창 화해무드를 타고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카슈미르 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불리는 인―파 합작영화의 상영 문제로 시끄럽다.문제의 작품은 인도령 카슈미르에 사는 소녀와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소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다룬 뮤지컬 영화 '펀자브의 소녀'. 양국을 대표하는 감독 2명이 재수교 결정과 스포츠 교류 재개 등 최근 해빙 분위기에 발맞추어 1년 동안 공동 제작했다. 소재는 실화에서 따왔다.
특히 1948년 카슈미르 영토 분쟁이 시작된 이후 상대국 사람들을 악한으로만 그려왔던 관습에서 벗어나 제작된 최초의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11월 초 영국에서 시사회가 열려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정작 인도와 파키스탄에서의 상영 여부는 불투명하다. 1965년부터 양국이 상대국 영화의 상영이나 관람을 일절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합작영화라 해도 검열을 통과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BBC 방송은 1일 영화평론가 니하르 부샨씨를 인용, "상영이 성사된다면 '사랑은 모든 것을 치유한다'는 메시지를 양국에 널리 전파해 화해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 카슈미르를 둘러싸고 2차례의 전쟁 등 수많은 무력충돌을 벌여 지금까지 수만 명의 사망자를 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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