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가 3·4분기를 저점으로 경기가 회복국면에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저점 통과를 시사하는 분석들이 나왔음에도 경기가 좋아지는 기미가 없는 마당에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정부는 '10월 중 산업활동 동향 평가'를 통해 반도체 및 자동차의 생산호조 효과가 퍼지면서 생산증가 추세가 나타나고 있고 고소득층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도·소매 감소폭이 줄어들고 소비재 수입도 늘어나는 등 올 들어 계속 후퇴국면에 있던 경기가 10월을 기점으로 확장국면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정부의 '경기 회복국면 진입' 주장에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지표상의 경기와 피부로 느끼는 실물경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히 소득증가에도 불구하고 부채상환을 먼저 하거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소비를 자제하는 최근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단적으로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끼기엔 주변환경이 너무 나쁘다. 잘 나가던 르노삼성자동차가 재고누적으로 생산을 중단하고 온갖 명목의 백화점 세일에도 고객이 뜸하다. 실업문제도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 경제 외적인 면에서도 북핵문제, 이라크 파병문제, 대선자금 수사, 정치권의 혼란 등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
정부 진단이 정확하다고 해도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재경부 관계자도 지금의 지표가 반짝 징후인지, 장기적 경기 사이클상의 흐름인지 정확히 판단하기 곤란하다고 밝힌 것으로 미뤄 정부의 경기회복 진입 발표는 성급한 감이 없지 않다.
좀더 확실한 흐름을 본 뒤 경기회복을 발표해도 늦지 않다. 혹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분위기 전환용으로 나온 것이라면 위험한 발상이다. 거품을 완전히 제거하고 경기회복을 맞아야 우리 경제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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