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오른 것은 과학탐구영역의 낙폭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어영역과 수리영역에서 점수가 많이 상승한데다 언어영역 복수정답 인정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하위권의 평균성적이 많이 올라간데 반해 고득점대는 점수가 오르지 않거나 오히려 떨어져 성적 분포가 '뚱뚱한 항아리형' 이나 '양파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중위권의 경우 변별력이 대폭 떨어져 논술과 면접에서 당락이 좌우되는 혼란스런 양상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일부영역 반영 땐 18점 상승
올 입시에서는 수도권지역의 대부분 대학이 수능 5개 영역중 4개 영역 점수만 반영키로 해 수험생들이 과탐이나 사탐은 아예 포기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실장은 "인문계의 경우 점수가 좋지 않은 과탐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이 많기 때문에 실제 상승폭은 9.6점이 아니라 18점 정도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세대를 제외한 서울지역 주요대학이 대부분 4개 영역만 반영한다.
재수생 강세와 하향지원
올해도 재수생 강세는 여전하다. 따라서 재수생들의 선호 학과인 의학계열 등의 점수가 대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올해가 6차 교육과정이 마지막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재수를 피하려는 수험생들이 많아 하향지원이 늘면서 치열한 눈치작전의 양상도 보일 전망이다. 유병화 고려학력평가연구소 평가실장은 "과거 자료는 무용지물이어서 수험생의 70% 이상이 감으로 원서를 써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영역별 득점 상황
지난해와 비교해 과탐 평균점수가 뚝 떨어졌을 뿐 수리영역 및 사탐, 외국어영역은 상승했다. 언어영역은 조금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17번 문제에서 ③번 외에 ⑤번도 정답으로 인정되면서 평균 1.4∼1.5점이 높아져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상위 50%의 언어영역(120점 만점) 평균점수는 인문계 84.4점, 자연계 87.9점으로 지난해보다 인문계는 0.1점 떨어지고 자연계는 똑같았다. 하락 폭이 가장 큰 영역은 과탐으로 상위 50%의 평균점수는 인문계(48점 만점)가 22.5점으로 11.4점, 자연계(72점 만점)가 49.9점으로 10.7점이 각각 떨어졌다. 수리영역(80점 만점)은 인문 6.6점, 자연 6.8점이 각각 올랐고 외국어(80점 만점)영역은 인문 7.4점, 자연 5.8점이 뛰었다. 그러나 사탐은 인문계(72점 만점)가 5.1점 상승한 반면 자연계(48점 만점)는 0.6점 하락했다.
계열별 득점 상황
계열별로는 인문계의 경우 상위 50% 수험생의 원점수 평균이 273.1점(이하 영역별 평균 단순합계)으로 지난해보다 7.6점, 자연계는 299.1점으로 1.3점 올랐다. 자연계와 인문계의 점수차이는 22.6점으로 지난해의 27.4점보다 작아졌다. 상위 50%의 경우 자연계가 인문계보다 26점 높았지만 지난해의 32.3점보다는 격차가 줄었다. 이와 함께 수험생 비율이 인문계 53.5%, 자연계 31.5%, 예·체능계 15%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수험생의 평균점수는 215.6점으로 지난해(207.6점)보다 8점 상승한 것으로 추산됐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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